[인터뷰] 오가와 세이코엡손 대표 "韓 시장, 교육·엔터 등 기회요인···국내 기업들과 협업 중"

2023-05-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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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코엡손서 일본 본사서 만난 글로벌 대표…1조원 투자 등 환경에 '진심'

지난 23일 엡손 본사에서 만난 오가와 야스노리 세이코엡손 대표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엡손 본사는 일본 나가노현 스와시에 있다. 그는 올해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지 4년 차를 맞았다. 1988년 입사한 이후로 약 35년 동안 엡손 사업 전반의 기술, 제품 등을 개발하기 위해 주력해 왔다.
 
오가와 대표는 한 달 전에도 한국 시장을 방문해 현지를 점검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대학교 주변 시장의 실질적인 인쇄소 등을 방문했다”며 “한국의 교육 열기가 대단하다는 걸 몸소 느꼈고, 교육 관련 제품을 좀 더 한국과 긴밀하게 얘기해 가면서 상품 개발에 반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대해서도 기회 요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무엇보다 예술적인 부분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에 스크린 골프 같은 분야와 관련해서 프로젝터 등 제품 개발에 반영하는 작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대기업과의 협업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동 창조(CO-Creation), 즉 협업에 있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큰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려고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엡손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한국 시장에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엡손은 지난해 매출 1905억원으로 다른 기업들이 적자를 내는 상황 속에서 오히려 성장했다. 2021년 1640억원에 비해 116% 늘어난 수준이다. 그 가운데 프린터가 전체 매출의 55%로 가장 비중이 크고, △프로젝터(41%) △로봇(4%) 등 순이었다.
 
오가와 대표는 환경에 대한 투자가 곧 비즈니스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밝혔다.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을 시사한 것이다. 현재 엡손은 ‘환경기술개발회의’라는 일종의 내부 협의체를 마련해 탈탄소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해 계속 논의를 해오고 있다. 또 친환경 연구·개발(R&D)을 위해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1조원 투자 관련해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큰 도움이 못 되는 건 사실이지만, 기업의 존재 목적으로서 사회공헌을 하겠다는 가치관에 기반한 활동”이라며 “장기적으로 좀 더 긴 안목을 갖고 바라보면 이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엡손은 친환경 활동의 일환으로 리사이클 대상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현재 폐금속을 활용함으로써 금형에 특화된 비즈니스를 구축하려 공장을 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미 일본 내 부지를 확보했고,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오가와 대표는 불황 속 성장의 배경에 대해 “매출에만 주력하는 경영은 하지 않고, 이익 중심 경영을 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해 지금의 좋은 결과를 이뤘다고 본다”면서 “성숙기에 있는 비즈니스로부터 캐시를 좀 더 창출해 내고, 이러한 이익을 성장기 비즈니스에 좀 더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이익 중심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배경이 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일본 나가노현 스와시 내 엡손 본사에서 오가와 야스노리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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