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인식이 높아졌습니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지난 12일 열린 '원전 지진관측망 합동 현장 점검' 발표에 앞서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이런 위험성을 반영해 설계가 이뤄진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내진 설계는 중력가속도(g) 0.2~0.3g을 유지한다"며 "미국 중동부나 유럽과 동일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0.2~0.3g은 리히터 규모 6.5~7.0이다. 지진 규모가 크더라도 거리가 멀어지면 감소하기도 해 g값을 원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로 본다.
2016년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은 규모 5.8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했다. 전국적으로 단층조사 필요성이 커졌다. 가까운 미래에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이 경주 지진 원인이라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동남권 단층조사를 마쳤고 지난해 1월 연구보고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원전 안전성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고리2호기엔 지진 감시 계측기가 총 6개 있다. 원자로 건물에 있는 계측기는 총 3개, 보조 건물에 설치된 계측기는 2개, 자유 지표면에 1개 등이다. 지반가속도 0.01g(규모 4.0)면 경보를 발령하고, 0.1g 이상이면 원자로를 수동 정지한다. 0.18g면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춘다.
고리2호기 지진 감시설비와 대응 조치를 발표한 이광훈 한수원 고리원전본부장은 "지진 트리거 설정값(0.01g) 미만, 지진 트리거 설정값 이상 운전 기준 지진(OBE) 기준값 0.1g 미만, OBE 기준값 이상 지진 발생 시 대응 조치가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0.01g 미만 지진 발생 땐 발전소 주요 설비 점검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즉시 보고, 언론 공개 조치가 이뤄진다. OBE 기준값 미만이면 △발전소 설비·구조물 건전성 점검 수행 △지진감시패널에서 OBE값 재확인 △필요시 발전소 수동 정지 조치를 취한다. OBE 기준값 이상이면 여기에 지진화재 취약지역 화재 순찰이 더해진다.
고리원전 각 발전소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해수방벽이 양쪽으로 설치돼 있었다. 대규모 지진으로 발생하는 해일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만들어졌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규모 9.0인 도호쿠 대지진으로 시작됐다. 당시 원자로는 안전하게 긴급정지됐지만 50분 뒤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전소를 덮쳤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진해일 대비는 원자력발전소 인허가 단계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따른 지진해일 가능성은 재평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검사를 끝낸 신한울원전은 10m 쓰나미가 와도 끄떡없을 정도"라며 "다른 곳도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원안위와 함께 최적의 국가지진관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안위는 단층지역 지진에 대한 원전 안전성 확인을 위해 전국 원자력시설 주변에 지진관측망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기상청은 원자력시설 주변에 대한 지진감시 강화, 지진관측자료 활용성 제고와 국가 예산 중복 투자 방지를 위해 원안위가 보유한 지진관측망을 국가지진관측망에 포함하기로 했다.
김명수 기상청 지진화산기술팀 사무관은 "앞으로 지진 발생 위험 등을 고려해 집중·일반 감시 구역별로 (관측망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올해부터 2027년까지 앞으로 5년간 집중 감시 구역에는 329곳, 일반 감시 구역에는 132곳을 확충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 원안위 관측소가 국가지진관측망으로 활용되면 원자력 이용시설 지역은 지진 탐지가 1초 이내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진관측장비 국산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상청 산하기관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국가지진계검정센터는 국내 지진관측 연구장비에 대한 검증 업무를 한다. 'K-테스트베드'도 운영한다. 공공·민관기관 인프라를 기술·제품 실증을 원하는 중소·벤처기업에 개방해 연구개발(R&D)부터 실증 실험, 판로 확대까지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현재 K-테스트베드에 참여 중인 민간기업은 3곳이다. 지난 11일 찾은 충남 천안 국가지진계검정센터 지하실험실에서는 각 업체가 개발 중인 장비에 대한 실험이 한창이었다.
이수영 국가지진계검정센터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지진관측장비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면 기상산업기술원에서 실증 확인서를 발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테스트베드는 해외 판로 확대를 지원할 준비도 갖췄다"고 덧붙였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지난 12일 열린 '원전 지진관측망 합동 현장 점검' 발표에 앞서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국내 원자력발전소는 이런 위험성을 반영해 설계가 이뤄진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전 내진 설계는 중력가속도(g) 0.2~0.3g을 유지한다"며 "미국 중동부나 유럽과 동일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0.2~0.3g은 리히터 규모 6.5~7.0이다. 지진 규모가 크더라도 거리가 멀어지면 감소하기도 해 g값을 원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표로 본다.
규모 5.8 지진에 '화들짝'···원전 안전성 강화
2016년 9월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은 규모 5.8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했다. 전국적으로 단층조사 필요성이 커졌다. 가까운 미래에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활성단층'인 양산단층이 경주 지진 원인이라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동남권 단층조사를 마쳤고 지난해 1월 연구보고서를 행정안전부에 제출했다.
원전 안전성에 관한 관심도 커졌다. 고리원자력본부 제1발전소 고리2호기엔 지진 감시 계측기가 총 6개 있다. 원자로 건물에 있는 계측기는 총 3개, 보조 건물에 설치된 계측기는 2개, 자유 지표면에 1개 등이다. 지반가속도 0.01g(규모 4.0)면 경보를 발령하고, 0.1g 이상이면 원자로를 수동 정지한다. 0.18g면 원자로가 자동으로 멈춘다.
고리2호기 지진 감시설비와 대응 조치를 발표한 이광훈 한수원 고리원전본부장은 "지진 트리거 설정값(0.01g) 미만, 지진 트리거 설정값 이상 운전 기준 지진(OBE) 기준값 0.1g 미만, OBE 기준값 이상 지진 발생 시 대응 조치가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0.01g 미만 지진 발생 땐 발전소 주요 설비 점검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즉시 보고, 언론 공개 조치가 이뤄진다. OBE 기준값 미만이면 △발전소 설비·구조물 건전성 점검 수행 △지진감시패널에서 OBE값 재확인 △필요시 발전소 수동 정지 조치를 취한다. OBE 기준값 이상이면 여기에 지진화재 취약지역 화재 순찰이 더해진다.
꼼꼼한 지진해일 대비···국가지진관측망 확대
고리원전 각 발전소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해수방벽이 양쪽으로 설치돼 있었다. 대규모 지진으로 발생하는 해일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만들어졌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규모 9.0인 도호쿠 대지진으로 시작됐다. 당시 원자로는 안전하게 긴급정지됐지만 50분 뒤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전소를 덮쳤다.
한수원 관계자는 "지진해일 대비는 원자력발전소 인허가 단계에서 해결돼야 할 문제"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따른 지진해일 가능성은 재평가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검사를 끝낸 신한울원전은 10m 쓰나미가 와도 끄떡없을 정도"라며 "다른 곳도 검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원안위와 함께 최적의 국가지진관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원안위는 단층지역 지진에 대한 원전 안전성 확인을 위해 전국 원자력시설 주변에 지진관측망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기상청은 원자력시설 주변에 대한 지진감시 강화, 지진관측자료 활용성 제고와 국가 예산 중복 투자 방지를 위해 원안위가 보유한 지진관측망을 국가지진관측망에 포함하기로 했다.
김명수 기상청 지진화산기술팀 사무관은 "앞으로 지진 발생 위험 등을 고려해 집중·일반 감시 구역별로 (관측망을) 확충할 계획"이라며 "올해부터 2027년까지 앞으로 5년간 집중 감시 구역에는 329곳, 일반 감시 구역에는 132곳을 확충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 원안위 관측소가 국가지진관측망으로 활용되면 원자력 이용시설 지역은 지진 탐지가 1초 이내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K-지진관측장비 개발 추진
기상청은 지진관측장비 국산화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상청 산하기관인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이 운영하는 국가지진계검정센터는 국내 지진관측 연구장비에 대한 검증 업무를 한다. 'K-테스트베드'도 운영한다. 공공·민관기관 인프라를 기술·제품 실증을 원하는 중소·벤처기업에 개방해 연구개발(R&D)부터 실증 실험, 판로 확대까지 지원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현재 K-테스트베드에 참여 중인 민간기업은 3곳이다. 지난 11일 찾은 충남 천안 국가지진계검정센터 지하실험실에서는 각 업체가 개발 중인 장비에 대한 실험이 한창이었다.
이수영 국가지진계검정센터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지진관측장비 국산화 개발에 성공하면 기상산업기술원에서 실증 확인서를 발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테스트베드는 해외 판로 확대를 지원할 준비도 갖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