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LG유플러스와 숭실대학교가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인 '정보보호학과'를 신설하고 사이버 보안분야에 특화된 전문인재 양성에 나선다고 밝혔다.
두 기관은 지난 8일 숭실대 베어드홀에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장범식 숭실대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정보보호학과 신설과 운영에 관한 협약식을 했다.
두 기관이 사이버 보안 관련 계약학과를 만든 것은 최근 해커의 개인정보 탈취와 디도스 공격이 ICT(정보통신) 기업의 경영을 위협할 정도로 거세진 것과 무관치 않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월 16일 고객정보 유출과 외부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유선 인터넷망 마비 사고의 후속조치로 '사이버 안전혁신안'을 발표하고 정보보호학과 설립을 추진했다.
이통 3사가 학사급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계약학과를 신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SK하이닉스와 함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서 반도체 인재양성을 위한 'SK ICT커리큘럼'을 진행하고 있고, KT는 KAIST·한양대와 함께 채용연계형 인공지능(AI)응용학과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다만 두 회사의 계획은 교수·대학원생의 역량을 강화하거나 석사급 전문인력 양성이 목표라는 점에서 LG유플러스와 차이가 있다.
숭실대는 이번 협약에 따라 IT대학에 정보보호학과를 신설하고 현재 고3 학생들이 입학하는 2024년부터 매년 신입생 20명을 선발해 사이버 보안분야 전문 인재로 육성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교육부에 학과 신설 신고도 완료했다. 정보보호학과의 교육과정 구성, 수업 운영 등은 기존 소프트웨어학부 교수진이 맡고 LG유플러스가 이를 지원한다.
학생들인 정보보안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프로그래밍 코드 관리 역량부터 △모바일 보안 △데이터 보안 △AI 보안 등 사이버 보안 전반에 걸친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 교육을 통해 사이버 보안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4년제 학부 과정으로 운영하는 숭실대 정보보호학과는 LG유플러스가 입학생 전원에게 2년간 전액 등록금과 소정의 생활지원금을 지원한다. 2학년을 마친 후 별도 전형을 거쳐 산학 장학생을 선발하며 선발한 학생에게는 졸업할 때까지 전액 등록금, 생활지원금, 통신요금을 지원한다. 특히 산학 장학생은 LG유플러스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보안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국내 대학이 많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보안과 컴퓨터 공학 분야 전문성을 보유한 숭실대학교와 이번 협약이 대한민국 보안 전문 인재 양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LG유플러스도 그 동안의 통신 사업 경험을 숭실대에 공유하며 인재 육성에 힘을 보태고 양성된 전문 인력을 영입함으로써 고객에게 신뢰를 주는 사이버 보안 체계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범식 숭실대 총장은 "국내 최초 기업 채용 연계형 보안 전문 인력 양성 학과를 유치해서 기쁘다"며 "신설 학과의 교육을 담당할 소프트웨어학부 교수진이 지도하는 학생들은 현재 가장 권위 있는 보안 대회인 'ACM-ICPC' 등에서 최상위권의 성적을 거둔 바 있는 만큼 본교의 교육 역량을 바탕으로 '유플러스 3.0'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보호, 사이버 공격 방어 등 사이버 보안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보안 전문 인재 육성 외에도 정보보호 조직을 대표 직속으로 배치하고 영역별 보안 전문가 영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에도 외부 보안 전문가와 취약점 사전점검·모의 해킹, 선진화된 보안기술 적용과 미래 보안기술 연구·투자, 사이버 보안 혁신 활동 보고서 발간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