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에서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신축 아파트가 시장 하락세 속에서 가격이 조정되고 있고, 전셋값 하락으로 인한 갭투자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3월까지 입주 5년차 이하(1~5년차)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4.6%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 비해 1분기 만에 매매가격이 4.6%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 기간 △입주 6~10년차 -3.2% △10~15년차 –3.2% △15~20년 차 -3.0% △20년 초과 –3.7%의 변동률을 각각 보인 것과 비교하면 가장 깊은 하락폭이다.
신축 집값 하락 폭이 큰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부동산 시장의 투자 환경이 변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갭투자로 신축 아파트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있던 시기에는 가격대가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나, 최근 들어 신축의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2년(2021년 4월 30일 대비 올해 4월21일 기준) 전국 연식 구간별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은 △5년 이내 -5.85% △6-10년 이내 -4.70% △10년 초과 –0.40% 순이었다. 신축의 전셋값 하락 폭이 컸고 갭투자가 어려워진 셈이다.
또 일반적으로 신축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고 대출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최근의 고금리로 대출 이자 부담이 심화되면서 투자 대상으로써 가치가 떨어졌다는 인식이 높아진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앞서 신축 아파트를 선호했던 MZ세대가 ‘영끌대출(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이나 갭투자를 통해 매수하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고금리로 인해 그 수요가 줄줄이 빠지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신축의 경우 앞서 워낙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다”라며 “부동산 침체기 급매 등이 팔리며 하락하며 하락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신축의 경우 시장이 반등할 때 반등 폭 또한 크다”라며 “하락 폭 증대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후 단지 집값은 재건축 기대감에 하락 폭을 줄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6.8% 떨어졌던 20년 초과 아파트 집값은 1분기 3.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윤석열 정부는 올해 초부터 2차 안전진단을 사실상 폐지하는 등 노후 단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쳤으며 서울시도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등 정책을 구사하면서 재건축 단지들의 정비사업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