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사업 펼치려면 보호법 명확한 해설 필요" 개인정보위, 통신·OTT 간담회 개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SKT 사옥에서 고학수 위원장 주재로 통신·OTT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이상우 기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26일, 서울 중구에 있는 SK텔레콤(SKT) 사옥에서 통신·온라인 동영상(OTT) 서비스 기업과 유관 협회가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는 올해 9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의 주요 내용과 향후 정책방향을 산업계와 공유하고, 업계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고학수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으로 일부 분야에 적용되던 마이데이터 제도와 서비스가 여러 영역으로 확장돼 국민 생활에 구현되고, 자율주행차 등 이동형 영상정보처리 개념도 도입되면서 새로운 변화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과 제도가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위해선 이를 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데이터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 한계, 고민 등을 듣고 법 개선에 참고하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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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선 통신분야 개인정보 보호 자율규제단체인 개인정보보호협회에서 통신 시장 현황과 통신 산업구조에 대해 발제했다.

현재 통신 시장은 통신사(위탁자), 대리점(수탁자), 판매점(재수탁자)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대기업인 통신사는 정부 규제 등에 맞춰 개인정보 보호 인프라와 전담 인력을 갖출 수 있는 반면, 영세한 판매점의 경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간담회에 참석한 김동섭 SK브로드밴드 고객가치혁신 담당은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사업자 단계별로 인식 수준 차이가 난다. 특히 하부 구조에서 외부 유출이나 불법 활용 가능성이 있지만, 이들을 통신사가 직접 통제하기는 어렵다. 시행령에 이러한 부분이 반영되고, 판매점이나 대리점 등에 대한 교육 강화를 정부 차원에서 수행해 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이날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 주요 내용과 도입 취지를 통신·OTT 업계에 소개했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 도입, 온·오프라인으로 이원화된 규제체계 일원화, 과도한 사전 동의 의존방식 개선 등 산업계의 관심이 높은 사항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통신·OTT 업계는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을 냈다. 법령에서 모호한 부분이 있을 때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환석 KT 보안기획담당은 "챗GPT 등 새로운 기술을 직원들이 내부적으로 먼저 활용하면서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다. 정보보호 담당자 입장에서 과거엔 개인정보 탈취나 악용에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급변하고 있다. 정부가 관련 정책을 빠르게 마련해 주면 사업을 펼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광필 프리텔레콤 상무는 "개인정보 보호법을 읽다 보면 모호한 표현도 많은데,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까 개인정보위에 문의하기도 조심스럽다. 개인정보위가 규모가 작은 사업자를 대상으로 명시적인 가이드라인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글로벌 OTT 관계자들은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 시행령 마련을 위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견을 냈다.

류승균 넷플릭스 준법팀장은 "넷플릭스는 현재 190여 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개인정보 보호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GDPR 등 각국의 규제 역시 준수하고 있다. 개인정보 전송요구권과 관련해 이미 이용자가 처리 현황을 열람하고 내려받을 수 있도록 구현해 놓은 상태"라며 "우리가 하고 있는 좋은 사례나 이밖에 다른 의견도 시행령 개정 과정에 내놓으면서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고학수 위원장은 "데이터 경제 시대에는 데이터를 신성장 동력으로 얼마나 안전하게 잘 활용하는지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통신과 OTT 업계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의 확고한 신뢰 속에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위도 지속적으로 현장과 소통하며 제도와 정책을 잘 정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