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고 시한폭탄]'전세가>매매가' 빌라, 오피스텔 수두룩...전국서 확산되는 집주인발 '모라토리움'

2023-04-2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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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빌라 밀집 지역.[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2020~2021년에는 서울에서 2억원대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보증금이 1000만원씩 오르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신혼집으로 염두에 뒀던 집 2~3곳을 눈앞에서 놓치고 난 뒤 이 집을 만났습니다. 계약을 망설이는 사이에 놓친 집들이 많아 오기가 생겼던 것도 있죠. 집을 둘러본 뒤 계약하는 데는 5분도 채 안 걸렸습니다. 서울 역세권 신축 빌라 전셋값이 매매가격보다 떨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했죠."(구로구 개봉동 전세사기 피해자 김씨)
 
오랜 시간 서민들에게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한 전세제도가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를 만나 부동산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인천 '건축 사기꾼', 화곡 '빌라 사기꾼' 등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전세사기와 '역전세' '깡통전세' 등 어쩔 수 없는 시장 상황이 얽히고설키면서 사태는 점점 더 악화되는 모습이다. 
특히 서울 구로구, 일산 등에서 발생한 120채 전세사기 피해 사례는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나타나는 '전세가>매매가'가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는 점에서 향후 전국적인 사태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동탄과 부산, 대구, 대전 등에서는 집주인 연락 두절로 인한 임차인의 피해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고, 26일 구리시에서도 깡통전세 1000여 채가 등장하는 등 유사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 
 
서울 구로구 개봉동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김씨는 2021년 첫 전셋집을 마련하던 그때를 잊지 못한다. 김씨는 2021년 9월 지하철 1호선 개봉역 인근에 위치한 신축 빌라를 신혼집으로 꾸리기 위해 임대인과 보증금 2억9000만원에 2년 만기 전세계약을 맺었다.

김씨는 "지하철역이 10분 거리에 있고 결혼할 배우자 직장과 가까운 데다 신축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면서 "당시 주변 아파트는 5억원을 훌쩍 넘어 가격 면에서도 선택지가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신축 빌라라 시세를 조회할 수도 없고 계약을 분양소장이 대행했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집값이 오르고 있던 상황이라 솔직히 별 걱정은 안 됐다"면서 "계약 만기가 돼서야 집주인이 120채나 보유하고 있고, 세금 체납으로 현재 모든 부동산이 압류된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김씨 사례는 최근 등장하는 인천 미추홀구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전세사기 피해와는 결이 다르다. 부동산 250채를 보유하고 있다 파산한 동탄 집주인, 60여 채에 대한 임대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한 부산 집주인 사례처럼 모두 법 테두리 안에서 정상적으로 전세제도를 운용했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 관계자는 "100채, 200채, 1000채를 가진 집주인들은 전세제도가 생겨난 50년 전부터 있었다"면서 "전 정부 때 '임차인=약자' '임대인=적폐'라는 프레임으로 생겨난 정책들이 부메랑이 되어 전세 피해를 부추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 6%에 달하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종부세율,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전세가격 급등과 거래 절벽, 시장 왜곡 등 상황이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역전세난과 맞물리면서 사태를 키운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전세 피해가 확산되는 이유는 집값 하락에 따른 '깡통전세' 문제와 관련이 깊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임대차 사이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전국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세보증금 비율)은 81.8%, 수도권은 82.6%, 서울은 79.3%를 기록해 대부분 80%에 육박했다.

시장에서는 전세가율이 집값 대비 80%를 넘어서면 깡통전세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인천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이 88.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세종 86.6%, 경북 86%, 경남 83.3%, 경기 82.7%, 대전 83.3%, 광주 81.1% 순으로 전역에서 80% 이상 '경고등'이 켜졌다.  

문제는 앞으로다. 시장에선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을 기점으로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지금보다 더 확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전월세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전세보증금을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빌라 전세보증금 규모는 88조4000억원으로 90조원에 육박한다. 2021년 89조3000억원보다 소폭(1%)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세계약 기간이 2년 단위임을 감안하면 올해 말 약 90조원, 내년 말에는 약 89조원에 대한 보증금 만기가 돌아오는 셈이다.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하면 우리 경제에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 경기가 지금보다 나아지면 사태가 잠잠해질 수 있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기 둔화 우려와 고금리,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집값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를 2024년 상반기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태에 관련된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희생양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선주 경기대 대학원 교수는 "집값 급등과 임대차 3법 시행으로 비아파트 시장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거의 없는 주택이 대폭 늘었고 이런 주택들이 전세사기 표적이 됐다"면서 "앞으로 깡통전세와 역전세 문제가 더 심각해질 우려가 큰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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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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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현미야 어차피 100%대출해주고 dsr풀꺼면 집갖고싶어하는 임대인에게해줘라억지로 집값 떨어뜨려놓고 이도저도 못하게하지마라
    전세살고싶어하는사람한테 돈빼줄수 있게 임대인한테풀어라
    풀어야되는걸알았으면 임대인을풀어줄것이지 뭐하는거냐임대차 3법 해지하고 집이라도 팔아버리게 이것도 규제 저것도 규제 꽁꽁묶어 한사발에 비빔밥 만들지말고 사람사는 나라를 만들어라!
    졸속 법안 좀 그만해라!
    매번 졸속으로 한번해보기식으로 국민을 달달 볶냐 여럿죽어서 윈한들이 니들 대대손손 힘들게 하면 그때서야 뉘우칠래
    정치가 니들 밥그릇이냐!똑바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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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죄인과 김현미를 구속시키고 세입자들의 영웅행세하는 원희룡을 낙마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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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대차법 3법 폐지해라 보증보험 폐지해라 문재앙이 만든악법이다 임대사업자 마녀사냥하지말고 각종규제 다풀어라 임차인도 임대인도 같이 살아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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