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에테제네랄(SG)증권 창구에서 나온 매물 폭탄에 하한가를 기록한 일부 종목의 최대주주가 하한가 직전 대량으로 지분 일부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이미 고점이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보유 지분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했다.
주가가 높아질 만큼 높아졌다는 판단에서 최대주주인 김익래 회장이 처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익래 회장은 증여세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2021년 자녀들에게 다우데이타 지분 일부를 증여했기 때문이다. 김익래 회장 입장에선 적절한 시기에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영민 서울도시가스그룹 회장도 기막힌 타이밍을 잡았다. 김영민 회장은 지난 17일 블록딜로 서울가스 지분 10만주를 주당 45만6950원에 매도했다. 매각 규모는 456억9500만원에 이른다.
서울가스 역시 별다른 조정 없이 최근 1~2년 사이 주가가 우상향을 그린 종목이다. 2020년 4월 3일 장 중 5만88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점차 오르면서 올해는 장 중 50만400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었다.
서울가스의 형제 기업인 대성홀딩스도 지난 3월 초 서울가스 지분 12만주를 주당 44만9064원에 처분했다. 매각 규모는 537억원을 웃돈다. 대성홀딩스와 서울가스는 대성그룹에서 분리된 형제 기업이다. 지난 25일에는 계열사인 서울도시미디어가 서울가스 지분 511주를 장내매도하기도 했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가 고점이라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달 주가가 5만원을 찍었던 다우데이타는 18일을 기점으로 주가가 4일 연속 하락하다 24일부터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3월까지 상승세를 이어오던 서울가스 주가도 4월 들어서는 상승 마감한 날이 5거래일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각한데다 하방 압력이 풀리지 않는 만큼 하한가 따라잡기 일명 '하따' 등 SG증권발(發) 하한가 종목에 투자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날 대성홀딩스,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은 사흘째 하한가를 썼다.
이들 종목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대성홀딩스의 PER 14.06배, 삼천리 PER은 14.08배, 서울가스 PER 45.53배, 선광 PER 26.23배로 높은 수준이다. 최근 1~2년 사이 주가가 높아진 탓이다.
주가 변동성도 아직 높다. 실제 이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세방은 이날 주가가 전날 종가 대비 장 중 16.08% 하락하다가도 한때는 29.79% 떨어지면서 낙폭이 커지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하한가가 아직 풀리지 않은 종목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큰 데다 변동성도 작지 않아 손실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