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성년자인 A양은 온라인에서 신원 미상 사람에게서 성적인 영상 촬영을 강요받았다. 이후 이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에 시달렸다. A씨는 고민 끝에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를 찾았다. 피해자 모두가 미성년자인 이른바 '제2의 엔(n) 번방 사건'을 조사하던 디성센터는 A씨도 이 사건 피해자임을 확인하고, 신속하게 영상물 삭제 지원을 해줬다.
센터는 가해자 검거를 위해 피해자 지원 과정에서 확보한 채증 자료를 수사기관에 제공하고, 성착취물이 주로 유포된 성인사이트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주요 가해자들을 빠르게 검거할 수 있었다.
디성센터, 지난해 7979명 지원…전년보다 15%↑
여성 피해자가 6007명(75.3%)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남성도 1972명(24.7%) 있었다.
나이는 20대 피해자가 1450명으로 가장 많고, 10대도 1423명에 달했다. 이들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0%로, 연령을 밝히지 않은 피해자(4254명·53.3%)를 제외하면 가장 많았다.
피해자들이 디성센터에서 상담이나 삭제 지원,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을 받은 사례는 23만 4560건으로 18만8083건이던 전년보다 24.7% 늘었다.
이 가운데 피해 촬영물 삭제 지원이 16만4883건으로 가장 많았다. 디성센터가 자체 점검해 없앤 4만8719건을 합치면 전체 삭제 건수는 21만3602건에 달한다. 전년 16만9820건과 비교해 25.8% 증가한 것이다.
삭제 영상물이 있던 플랫폼은 성인사이트 9만5485건(44.7%), 소셜미디어 3만1053건(14.5%), 검색엔진 3만7025건(17.3%) 순이다.
가해자 2명 중 1명 '신원 미상'
피해 촬영물과 함께 피해자를 알아볼 수 있는 개인정보 유출 삭제 지원은 3만9298건이다. 삭제한 개인정보는 나이가 2만4445건(50.0%)으로 가장 많고 이름은 1만9322건(39.5%), 소속은 4213건(8.6%)으로 집계됐다.
가해자는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는 경우가 3942명(48.3%)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일시적 관계 2295명(28.8%), 모르는 사람 730명(9.1%), 친밀한 관계 603명(7.6%) 등이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은 "디지털 성범죄는 무한 반복되고 확산 가능성이 높은 중대범죄로 무엇보다 신속한 삭제 지원이 중요하다"며 "피해 촬영물 삭제 지원·불법 사이트 차단 등으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잊힐 권리 보장과 피해 예방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디성센터는 2018년 4월 여가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세워졌다. 피해 촬영물 삭제 지원과 365일 24시간 상담,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