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휘두른 칼에 흔들리는 한국] 북미시장 제동 걸린 현대···전기車·가격 전략 전면수정 불가피

2023-04-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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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32년 전기차 비중 10배 확대 발표

제네시스 GV70 올 1분기 단 45대 팔려

가격 경쟁력 압박 속 점유율 확대 난관

배터리 이어 원료 광물 규제 첩첩산중

현대자동차그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부 지침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북미 지역 전기차 판매량이 크지 않아 한시름 놓았다는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미국은 10년 내에 신차 60% 이상을 전기차로 채우도록 하는 규제안을 발표해 장기적으로 북미 생산 요건에 맞추지 않으면 글로벌 완성차 톱3 도약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향후 배터리업체 협업과 함께 가격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전액인 7500달러를 받는 모델은 10개, 부분 보조금인 3750달러를 받는 차량은 6개다.

제네시스 GV70는 중국 생산 배터리 탑재로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존에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만 하면 보조금을 지급했으나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와 핵심 광물까지도 일부 북미와 FTA(자유무역협정) 국가 내 생산을 강요하며 보조금 요건이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현대차로서는 아쉬울 것이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 주력 상품은 SUV와 제네시스 등이다. 올해 1분기 미국 내 현대차그룹 RV 판매량은 27만7256대로 전체 판매량 가운데 73%를 차지했다. 현대차에서는 베뉴와 코나, 투싼, 싼타크루즈, 싼타페 등 SUV 판매량이 전체 중 71%에 이른다. 기아는 스팅어를 빼고 대부분 SUV로 판매 중이다. 유일하게 북미에서 생산하는 GV70의 올 1분기 판매량은 45대에 그쳐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영향은 작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북미 생산 요건을 맞추기 위한 방안 마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032년까지 자국 내에서 판매되는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을 67%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승용차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5.8%에 불과하지만 10년 내에 10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올 1분기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가 차지한 비중은 5.3%에 그친다. 2025년 가동 예정인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30만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서 총 145만대를 판매했는데 전기차는 5만8082대에 그쳤다. 새 기준을 중촉하려면 적어도 전기차만 연간 100만대를 미국에서 생산해야 한다. 마냥 고부가 내연기관 차량에만 의지할 수 없는 이유다. 

세액공제 요건에 맞추지 못하면 가격 경쟁력도 뒤처지게 된다. 테슬라와 포드 등 경쟁사가 주요 전기차 모델 가격을 대폭 낮추는 치킨게임에 돌입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올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보조금을 업은 브랜드가 가격까지 인하하며 경쟁에 뛰어들면 현대차의 판매 하락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현대차그룹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렌탈·리스 판매를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렌탈·리스는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장기적인 대책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배터리 핵심광물 요건도 남아있는 장애물이다. 미국은 배터리 부품은 2024년부터,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중국에서 조달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에 테슬라와 포드는 CATL로부터 배터리 기술을 이전받고 공장 지분을 100% 소유하는 형태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2년 내 북미 공장을 완공하더라도 배터리 조달에 실패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향후 배터리업체와 합종연횡에 나서는 것은 물론 리튬인산철(LFP), 전고체 배터리 자체 개발이 시급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양재 본사 전경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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