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알리바바 지분 대거 매각…中 노출도 축소 및 재정 강화

2023-04-1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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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사진=AP·연합뉴스]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지분을 대거 매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에 대한 노출도를 줄이고, 재정 안정성 강화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FT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공시 자료를 분석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올해 들어 약 72억 달러(9조5342억원) 규모의 알리바바 주식을 선도 매각 거래를 통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도 매각 거래는 미리 정한 가격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으로, 일반적으로 증권사가 보유 지분을 소프트뱅크로부터 양도받아 이를 시장에서 매각하는 방식을 취한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작년에도 알리바바 주식을 사상 최대 규모인 290억 달러나 매도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한때 알리바바 지분을 34%까지 보유하고 있었으나, 연이은 매각 이후 현재 보유 지분은 3.8%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소프트뱅크 측은 지분 매각에 대해 불확실한 기업 환경 속에 '방어 모드'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라며, "우리는 현금 조달을 통해 가용 유동성을 늘림으로써 우리의 재정 안정성을 강화할 것이다"고 FT에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알리바바 지분 매각은 소프트뱅크가 지난 수년간 연이은 투자 실패와 막대한 손실을 겪은 이후 산하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의 상장을 앞두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라고 FT는 짚었다.

알리바바는 지난 2020년 창립자 마윈이 중국 금융당국의 규제를 비판한 후 산하 앤트그룹의 상장이 불발되는 등 중국 정부가 단행한 빅테크 사정의 주요 희생양이 됐다. 이에 2020년 10월에 31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알리바바 주가는 작년 10월에 58달러까지 떨어지며 단 2년 만에 80% 이상 급락했다. 이로 인해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보유 지분을 8년전 뉴욕증시 상장가와 비슷한 가격에 매도해야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고 FT는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지분 매각을 통해 이익 증대 효과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현재 소프트뱅크는 2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상태이다.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전날 뉴욕증시에서 알리바바 주가는 6% 가까이 급락했다.

한편 알리바바는 작년부터 중국 정부와 관계가 점차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에는 해외를 외유하던 마윈이 오랜만에 중국에 귀국하기도 했다. 마윈의 귀국 직후 알리바바는 앞으로 그룹을 6개 독립 그룹으로 분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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