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건설 상장사 70% 부채비율 악화…"분양경기 침체에 현금흐름 악화"

2023-04-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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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3년 연속 부채비율 400%... 영업익으로 이자 못 갚는 기업도

공사가 중단된 국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주요 건설사 재무안전성 수치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 경기가 침체된 작년 하반기부터 현금 흐름 악화 등으로 재무 부담이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상위 30개사 중 상장사 70%는 부채비율 악화···태영건설 400% 초과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30위권 이내 상장 건설사 18곳 중 작년 부채비율(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높아진 곳은 12곳으로 나타났다. 코오롱글로벌은 전년(319.9%)보다 83.1%포인트 높아진 403%를 기록해 상승 폭과 부채비율 수치 모두 가장 높았다. 태영건설은 2021년 426.6%에서 지난해 483.6%로 57%포인트 높아졌다. 

통상 건설사 부채비율이 300%를 넘으면 재무건전성이 위험하다고 평가받는다. 코오롱글로벌은 부채비율이 5년 연속 300%를, 태영건설은 3년 연속 400%를 초과했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건설부문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부채비율은 277% 수준이다. 
이 밖에 동부건설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171%로 전년(125.5%)보다 45.5%포인트 높아졌고 금호건설은 전년(165.9%) 대비 45.4%포인트 증가한 211.3%로 나타났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년 전보다 25.2%포인트 증가한 152.8%를 기록했다. 계룡건설은 218.9%로 전년 대비 10.4%포인트 높아졌다. GS건설은 211.6%에서 216.4%로 소폭 높아졌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아···"주택 부문 의존도 높을수록 위험"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도 있었다. 시공능력평가 22위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영업이익 853억원, 이자비용 1448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 0.6(별도기준)을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이자보상배율은 4년 연속 1을 하회하고 있다. KCC건설(27위)은 작년 영업적자 11억원, 이자비용 65억원으로 -0.17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비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없는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간주된다. 3년 연속 이어지면 한계기업(좀비기업)으로 분류된다. 

상대적으로 자본 규모가 작은 40위권 중견사들까지 범위를 넓히면 부실 위험에 취약한 곳은 더 많다. 신세계건설(34위)은 -7, HJ중공업(41위)은 0.26로 5년 연속 1 미만을 기록했다.  

상위 10대 업체는 모두 이자보상배율 1을 넘기며 비교적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했으나 전년 대비 수치가 감소한 곳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은 2021년 10.1에서 2022년 1.8로 급락했다. 대우건설은 10.8에서 6.0으로, DL이앤씨는 23.7에서 11.7로 낮아졌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최대 70%가량 감소했다. 현대엔지니어링(-68%), HDC현대산업개발(-57%), DL이앤씨(-48%) 등 순이다.

부채비율 상승과 이자보상배율 급락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분양경기 침체와 자금 조달 환경 악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4년 전 분양경기 호황기에 주택사업 비중을 늘렸던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경기 침체에 재무 부담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물산, SK에코플랜트 등 주택사업 비중을 줄인 곳들은 영업이익과 재무건전성 지표가 전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한국기업평가는 대부분 신용등급군 건설사에서 올해를 기점으로 주택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건설사들의 선별적 주택사업으로 2024년 매출은 더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주택 사업 역량이 높은 건설사에 비해 주택 부문 매출이 절대적인 건설사는 위험관리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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