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전무)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부터 한화솔루션이 갤러리아 부문을 인적 분할하며 '독립경영'을 시작했다.
이번 인적 분할로 한화 승계 작업이 본격화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본부장에게 한화 유통사업 전반을 맡기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는 인적 분할 이후 한화 손자회사에서 자회사로 지위가 바뀌었다. 김승연 한화 회장 슬하 세 아들이 각자 맡은 부문별 계열사가 한화 아래 병렬구조로 재배치된 것도 눈에 띈다.
한화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한화솔루션 지분 36.35%만큼 한화갤러리아 지분을 확보했다. 김 본부장은 한화 지분 1.67%를 가지고 있고 한화 2대주주인 한화에너지 지분도 25% 보유하고 있다.
김 본부장이 경영 능력을 입증하면 한화그룹 유통·호텔·리조트 사업에 대한 승계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본부장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에스테이트, 타임월드 등 경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선 김승연 회장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화학 등 주력 계열사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금융 계열사를, 삼남 김동선 본부장이 유통과 호텔 계열사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본부장의 첫 번째 경영 시험대는 외식 사업이 될 전망이다. 그는 미국 3대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국내 도입을 추진해 6월 강남에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아시아, 중동 등 23개 국가에서 18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 수제 버거 전문점이다.
김 본부장은 약 4년 전부터 외식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첫 사업 무대는 독일이었다. 2019년 독일 바센베르트에 중식 레스토랑 '다스 웍'과 일식집 '다스 샤부'를 열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로 선임된 직후인 2021년 7월에는 서울 종로구에 고급 일식집인 '스기모토'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력 사업인 백화점 외형 확대도 숙제다.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사업 부문의 작년 매출은 5327억원이다. 반면 롯데백화점은 같은 기간 매출이 3조원,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2조원대를 기록했다.
김 본부장이 인수합병(M&A) 등 신사업을 다양하게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핵심인 백화점 사업 이외에 다양한 리테일 사업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실제 최근 홈플러스 내부에서는 한화갤러리아의 홈플러스 인수설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한화갤러리아 측은 "사실무근이며 검토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신사업은 여러 방향을 놓고 준비 중이며 일단 올해는 파이브가이즈와 이베리코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승계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