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우티는 지난해 매출 -129억원, 당기순손실 1186억원에 머물렀다. 2021년 대비 매출은 줄었고 당기순손실 폭은 더욱 커졌다. 특히 매출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티가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한 이유는 지난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회계기준(IFRS)상 기업은 마케팅 비용이 매출보다 높으면 이를 회계상 매출로 인식하거나 비용으로 인식해 영업손익으로 나타나게 할 수 있다. 우티는 이를 매출에 반영해 각종 마케팅 비용을 차감하면서 마이너스로 전환된 셈이다.
우티는 2021년 한국 서비스 본격화 이후 택시기사와 승객을 대상으로 한 상시적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가맹택시 기사에게 운행 건당 6000원, 일반 택시 기사에게 건당 3000원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11월부터 지원 금액이 약간 줄었지만 프로모션 자체는 지속됐으며 현재도 가맹택시 기사에게 운행 건당 1000원, 일반택시 기사에게는 피크시간에 건당 1000원을 지급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가맹택시 기사에게는 호출료를 100% 지급했고, 실질 가맹수수료도 0%였다. 택시 호출료와 가맹수수료는 택시 호출 앱의 주된 수익원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마케팅은 파격적이라는 평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물량 공세'가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우티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51만명이었는데 지난 1월에는 44만7000여 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 때 일시적으로 MAU가 늘기도 했지만 효과가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용자 수가 늘어 택시 호출이 증가해야 매출이 오르는 택시 호출 앱 특성상 이용자 정체가 매출 부진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2021년 11월 통합 앱 '우티'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공언했던 택시 합승 서비스 '우티 풀'과 앱 기반 사전확정요금제도 실제 도입은 감감무소식이다. 지난해 초 국내에서 택시 합승 규제는 풀렸으나 중형택시는 동성 간 탑승만 허용하는 제한이 있어 우티 측에서 도입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가능성을 열어뒀던 택시를 활용한 각종 신사업 진출도 요원하다. 이처럼 아쉬운 실적에 비즈니스적으로도 큰 성과가 없다 보니 모빌리티업계 일각에서는 톰 화이트 최고경영자(CEO) 교체설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 국내 택시 시장에서 단일 택시 사업만으로는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감안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택시 사업만 떼어 놓고 보면 업계 1위인 카카오모빌리티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중형택시로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후발 주자로서는 더더욱 택시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