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응모작에서 진정성을 느꼈습니다. 형식과 내용에서 응축력 있는 작품들이 많아 심사하는 내내 즐거웠어요." 제1회 아주경제 보훈 신춘문예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단의 총평이다.
심사위원단은 "응모자들이 자기 내면에서 울리는 이야기를 어떻게 작품으로 형상화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심사했다.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조급함을 다스리면서도 주제를 품어냄으로써 여운을 안긴 작품들에 주목했다"며 "보훈을 주제로 한 신춘문예가 한국 문화예술 영토를 더 충실하고 진실하게 가꿀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체 대상 당선작인 이지성의 시 <바람>은 심사위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단편소설 오미향의 <하도리>는 "이 소설은 제주의 제사 풍경에 대해 고찰하듯 선명하다"며 "'고사리 한 가닥을 달걀 지단에 올린 전' '두부콩 앙금을 넣은 우주비행선을 닮은 송편' 등 표현력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시 부문 당선작들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노명현 당선자의 <유월의 텃밭에서>는 "가까운 시기의 이야기를 시문으로 만들기 쉽지 않았을 텐데도 핍진한 묘사로 생생한 정경을 그려냈다. 특히 활달한 리듬과 균형감 있는 언어가 장점이다. 또 시어의 풍성함이 돋보인다"고 짚었다.
이영미의 <슬픈 주소>는 "차분한 정조로 메시지를 충실히 담아냈다. 분단의 아픔을 겪는 아버지의 생애에 대한 도타운 애정이 여실하게 느껴진다"고 평했다.
김성수의 <영령들이여 그날이 오면>은 "제목 자체에서 메시지를 드러내면서도 구호성에 그치지 않고 여백이 있는 문학 풍경을 조성했다"고 전했다.
박선희의 <소녀상과 의자>는 "단시의 율격을 품위 있게 구사했다"며 "일제강점기의 슬픈 역사를 적나라한 언어로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여백의 풍경에 이야기들을 담아냈다. 시 자체의 본질에 가깝다"고 했다. 장정현의 <진혼>은 "시어를 부리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언어의 리듬을 타고 춤을 추며 율격을 만들어냈다"고 짚었다. 동화 부문 당선작인 <기억 포토 카드>는 "아이들이 관심을 두는 '포토 카드'를 소재로 주제를 연결하는 솜씨가 뛰어나다. 우리에게 잊혀 가는 중국에서의 독립운동을 환기하고, 교과서 속에 박제된 독립운동의 역사를 어린 세대들이 어떻게 '재기억'하고 계승할 수 있는지까지 풀어냈다"며 "작품성과 교훈성을 모두 잡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바닷가 마을에 번진 들불>은 "어린 해녀 미주를 통해 해녀들의 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식민지 시대에 핍박받던 민중의 현실을 고스란히 전해준다. 해녀들의 삶에 천착한 생생한 묘사, 거시적인 사건을 미시적으로 보여주는 솜씨에서 작가의 역량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수필 부문 홍정미의 <언덕 이야기>는 "산문시 같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3‧1운동 당시 목숨을 걸었던 여학생들이 독립을 결기를 서정적인 수필 문학의 정서로 표현했다. 수필 문학의 진수와 산문시의 표현을 적절하게 구사한 명수필"이라고 부연했다.
문선경의 <굽은 허리>는 "필자는 인물의 상처를 문학적인 정서로 풀어냈다. 진솔한 이야기를 수필 문학으로 승화시킨 미학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최유진의 <선물로 받게 된 바나나 맛 우유에 할머니를 생각하다>는 "단편소설(사전적) 같은 수필의 맛이 필자의 글에서 살아온다"며 "수필의 다양성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시나리오 부문 수상작 이하나의 <10일간의 여행-당신을 기억하겠습니다>에 관해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 김상옥의 이야기를 담아 그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과 희생정신을 작품 속에 잘 녹여냈다"며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독립운동가의 삶을 그린 작품들은 액션이 강화된 묘사가 많은데, 이 작품은 눈 내리는 겨울을 배경으로 서정적이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묘사가 차별점"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