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46조' 포기할 수 없는 中시장···'큰손' 만나 해결책 찾나

2023-03-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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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딜레마 직접 구원투수로 나서

시진핑 측근 리창 총리 만날 가능성

미·중 패권 경쟁 속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첨단 기술’은 물론 중국의 ‘시장’ 역시 포기할 수 없어서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구원투수로 나섰다. 중국의 고위급 관계자를 만나 현지 사업의 해결책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계열사의 사업은 물론 올해 분수령을 맞을 반도체까지 활로를 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방중 목적을 두고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에 있는 삼성의 사업장을 방문한 건 3년 만이기 때문이다. 앞서 2020년 5월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들른 게 마지막이었다. 이번에는 톈진에 있는 삼성전기 전자부품 생산공장을 방문했다.
 
이번 중국 방문은 고위급 관계자를 만나기 위한 이 회장의 의지가 크게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반도체 등 미국의 대중 견제가 거세지면서 중국에서 운영하는 공장뿐만 아니라 현지 시장에서의 사업까지 타격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업이 반도체다. 지난 21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을 통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가드레일’ 조항을 내걸었다. 보조금을 받으면 향후 10년간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서 낸드플래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관련 중대한 시점을 앞두고 있어 이와 관련한 결단을 위해 고위급 관계자들과 소통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올해 10월 이후 미국 정부가 1년 유예 조치에 대해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사실상 시안 공장은 첨단장비 반입이 불가능해진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국 공장 철수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철수를 현실화할 경우 중국 정부의 반발이나 보복 조치 등 가능성이 있어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중국 내 사업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중국 방문의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주로 공급하는데, 경기침체로 수요가 대폭 줄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도 중국에서 계속 1% 미만의 점유율로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이 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등 계열사의 중국 사업을 직접 챙기기 위해 중국 고위급 관계자와 만남을 추진했다고 보는 이유다.
 
실제 삼성의 전 계열사를 고려하면 중국향 매출 비중은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 302조2314억원 가운데 중국 시장이 35조6258억원으로 약 12%를 차지했다.
 
또 삼성전기는 같은 기간 중국향 매출이 3조1775억원으로 전체(9조4246억원)의 34%가량을 나타냈다. 삼성디스플레이(4조5906억원)와 삼성SDI(2조6616억원)도 지난해 각각 13%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요 계열사의 지난해 중국 매출을 단순 합산해도 46조원을 넘어선다.
 
한편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중국 톈진시 서기와 면담을 했다. 천민얼 톈진시 서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표적인 측근 중 한 명이다. 또 중국 중앙부처 지도급 인사가 모이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에도 참석했다. 이어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만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4일 중국 톈진에 위치한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생산 공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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