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부동산 PF 위험노출액 '사상 최대치'…부실 우려 커진다

2023-03-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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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렀다. 연체율도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부터 형성된 부동산 침체 기조가 앞으로도 이어지면 연쇄 부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보험·증권·여신전문금융사(카드사·캐피털사)·저축은행·상호금융 등 비은행권(2금융권) 금융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 규모는 115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대출은 91조2000억원, 채무보증은 24조3000억원 수준이다.
 
5년 전 익스포저 지수를 100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는 △여신전문금융사 432.6 △저축은행 249.8 △보험사 204.8 △증권사 167.0에 달했다. 각각 5년 전보다 4.33배, 2.50배, 2.05배, 1.67배 급증한 수치다. 사실상 시중은행을 제외한 전 금융권의 익스포저가 사상 최대 수준까지 치솟았다는 뜻이다.
 
연체율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3.7%에서 작년 9월 말 8.2%로 2배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여신전문금융사(0.5→1.1%), 저축은행(1.2→2.4%), 보험사(0.1→0.4%) 연체율도 급등했다.
 
부동산 PF 대출 중 고위험 사업장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저축은행의 해당 비중은 29.4%로 전 금융권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증권사(24.2%), 보험사(17.4%), 여전사(11.0%), 시중은행(7.9%) 순이다.
 
부동산 시장 전망도 좋지 못하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1월 7만5359가구로 2012년 11월(7만6319가구)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비은행권 부동산 PF 위험성 관리에 한층 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선 부실 우려 PF 사업장 정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민간 중심의 원활한 구조조정 여건을 마련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관련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점검 체계를 지속 고도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과거 저축은행 사태를 겪으면서 건전성 관리 시스템은 상당히 선진화하고 고도화한 상태"라며 "그러나 다양한 형태의 브리지론과 PF 대출에 부실이 반영될 수 있는 만큼 특정 지역과 사업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1금융권의 PF 대출 현황도 그다지 낙관적이진 않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말 PF 대출 잔액은 14조6645억원으로, 2년 전(9조2532억원)보다 58.5% 급증했다. 하지만 2금융권과 비교하면 상황은 훨씬 좋다. 관련 연체율이 0%에 가깝고 대부분 선순위 보증을 바탕으로 대출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혹시 모를 부동산 PF발 리스크를 막기 위해 선제적 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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