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를 기록한 '2022년 국민연금 수익률'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손실로 인해 기금 고갈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떨어진 수익률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기금운용본부를 서울로 옮겨 고급 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그런데 논란의 시발점이 된 국민연금의 지난해 성적표는 정말로 낙제점일까. -8.22%, 손실액 79조6000억원이라는 표면적인 숫자만 보면 낙제생 딱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결과를 평가할 때 절대수익률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장 대비 얼마나 선방했느냐 등으로 대표되는 상대수익률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수익을 올렸더라도 같은 기간 시장 상승 폭 대비 수익률이 부진했다면 이 역시 낙제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민연금의 2022년 성적표는 오히려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코스피 연간 수익률은 -25.17%, 코스닥은 -34.55%를 기록했다. 국민연금보다 작게는 3배, 크게는 4배 이상 부진했다. 미국 증시조차 나스닥이 33.10%, S&P500이 19.44% 하락했다. 안정적인 지수의 대명사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8.78% 하락하며 국민연금 대비 부진했다.
국민연금은 다른 연기금 대비로도 선방했다. 한국투자공사는 -14.36%를 기록했고 네덜란드 연기금은 -17.6%, 노르웨이 연기금은 -14.1%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우리 연금이 유럽 금융허브에 위치한 연기금보다 2배 이상 선방한 셈이다.
또한 지난 한 해 성적표만 가지고 기금운용본부를 서울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은 다소 성급한 반응이다. 2017년 전주 이전 이후 국민연금의 5년 평균 수익률은 4.2%다. 일본(3.3%)과 네덜란드(2.2%)보다 앞서고 노르웨이(4.2%)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에는 역대 최고 수익률인 11.31%를 기록했고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9.7%와 10.77%를 달성하며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렇게 수년에 걸쳐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일시적인 마이너스였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에 곧바로 본부 이전이라는 처방을 내려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공간적 제약으로 인한 불편함도 이전의 명분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유행병을 겪으며,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유행병은 오히려 기술 발전을 촉진해 지금도 해외 기관과의 미팅이나 투자설명회(IR)는 웨비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반드시 서울에서 수행해야 할 일정이 있다면 출장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주는 물론 부산과 제주 등지로 이전한 기관들 역시 출장을 통해 서울 일정을 문제 없이 수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기금운용본부만 서울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인력 확보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주장도 수치로는 증명되지 않는다. 전주 이전 이후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기금운용역 퇴사율은 10.6%로 자산운용업계 평균인 17.3%보다 6.7%포인트 낮다.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서울 여의도와 강남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면 인력 이탈과 지리적 위치의 상관관계는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기금 고갈 우려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익률이 아닌 국민연금의 구조다. 피부양자 대비 노동인구 비율이 높았던 골든타임에 연금 개혁을 미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기형적인 구조가 수십년째 방치되고 있다. 지출 자체가 큰데 수익률이 아무리 높은들 무슨 소용일까. 결국 원인에 맞는 해결책을 처방해야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연금을 지키는 확실한 방법은 개혁이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을 통해 근본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물론 세대 간 합의 도출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연금을 지킬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당장의 편한 길을 택하기보다는 힘들더라도 바른 길을 가야 국민의 연금을 지킬 수 있다.
그런데 논란의 시발점이 된 국민연금의 지난해 성적표는 정말로 낙제점일까. -8.22%, 손실액 79조6000억원이라는 표면적인 숫자만 보면 낙제생 딱지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결과를 평가할 때 절대수익률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장 대비 얼마나 선방했느냐 등으로 대표되는 상대수익률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수익을 올렸더라도 같은 기간 시장 상승 폭 대비 수익률이 부진했다면 이 역시 낙제점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국민연금의 2022년 성적표는 오히려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코스피 연간 수익률은 -25.17%, 코스닥은 -34.55%를 기록했다. 국민연금보다 작게는 3배, 크게는 4배 이상 부진했다. 미국 증시조차 나스닥이 33.10%, S&P500이 19.44% 하락했다. 안정적인 지수의 대명사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8.78% 하락하며 국민연금 대비 부진했다.
국민연금은 다른 연기금 대비로도 선방했다. 한국투자공사는 -14.36%를 기록했고 네덜란드 연기금은 -17.6%, 노르웨이 연기금은 -14.1%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우리 연금이 유럽 금융허브에 위치한 연기금보다 2배 이상 선방한 셈이다.
공간적 제약으로 인한 불편함도 이전의 명분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유행병을 겪으며,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충분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유행병은 오히려 기술 발전을 촉진해 지금도 해외 기관과의 미팅이나 투자설명회(IR)는 웨비나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다.
반드시 서울에서 수행해야 할 일정이 있다면 출장으로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주는 물론 부산과 제주 등지로 이전한 기관들 역시 출장을 통해 서울 일정을 문제 없이 수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기금운용본부만 서울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인력 확보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주장도 수치로는 증명되지 않는다. 전주 이전 이후인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기금운용역 퇴사율은 10.6%로 자산운용업계 평균인 17.3%보다 6.7%포인트 낮다. 대부분 자산운용사가 서울 여의도와 강남에 위치한 점을 감안하면 인력 이탈과 지리적 위치의 상관관계는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기금 고갈 우려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익률이 아닌 국민연금의 구조다. 피부양자 대비 노동인구 비율이 높았던 골든타임에 연금 개혁을 미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기형적인 구조가 수십년째 방치되고 있다. 지출 자체가 큰데 수익률이 아무리 높은들 무슨 소용일까. 결국 원인에 맞는 해결책을 처방해야만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연금을 지키는 확실한 방법은 개혁이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 조정을 통해 근본적인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물론 세대 간 합의 도출이라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연금을 지킬 수 있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다. 당장의 편한 길을 택하기보다는 힘들더라도 바른 길을 가야 국민의 연금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