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오는 14일 재정준칙과 관련한 국가재정법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이튿날(15일)에도 경제재정소위 법안소위를 진행하면서 국가재정법 관련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재정준칙은 재정적자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넘어가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적 규범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3%를 넘지 못하도록 관리하고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으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2%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 골자다.
기재부는 당초 지난해까지 재정준칙 법제화 내용이 담긴 국가재정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했지만, 국회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해 법제화가 이뤄지지 못했다. 지난달에도 야당이 재정준칙에 대한 공청회를 요구하면서 결국 재정준칙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이른 시일 내 재정준칙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올해 피치,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의 연례협의를 앞둔 상황이라 재정준칙 입법화에 실패하면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피치, 무디스와의 연례협의는 상반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의 협의는 연내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 대외신인도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기구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재정준칙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은 향후 채무 증가속도가 빠른 국가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재정준칙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회에서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이 채무 증가속도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구속력 있게 고안됐다며 반드시 법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야 의견이 대립하고 있어 재정준칙의 국회 통과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야당은 연초부터 복지 예산 등 민생 안정을 위한 추가 지출을 촉구하며 재정준칙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 이슈가 겹치면서 재정준칙 법제화가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준칙 여부가 국가신용등급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재정준칙의 법제화는 필수"라면서 "이번 공청회에서 추가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