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가 해외 연수 중 기내 음주 추태 의혹을 일으킨 도의원을 조사하기로 했다.
충북도의회 대변인인 이태훈 의원은 28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의원 일탈 행위로 도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의장단·상임위원장단 회의를 통해 향후 계획한 4개 상임위 국외연수와 전체의원 연수 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충북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는 영국(3월 29일∼4월 6일), 행정문화위원회는 미국(3월 27일∼4월 3일), 산업경제위원회는 프랑스·네덜란드(3월 28일∼4월 5일), 교육위원회는 호주·뉴질랜드(3월 27일∼4월 4일)로 떠날 계획이다.
이 의원은 “의장단 회의에서 예정된 해외 연수를 취소하는 게 도민에게 예의라는 의견이 모였다”며 “단체장이 해외를 나가면 출장이고, 지방의원이 떠나면 외유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항공사에 정식 공문을 발송해 진상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방의원 윤리강령에 어긋나는 행위가 있었는지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음주 추태 의혹을 일으킨 A의원은 지난 21일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착 때까지 기내에서 술에 취해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다. A의원은 양복 상의가 구겨지지 않도록 놔달라며 승무원을 여러 차례 불렀다.
A의원 등 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7명은 지난 21일부터 8박10일 일정으로 독일·체코·오스트리아에 갔다가 다음 달 2일 귀국할 예정이다. 도의회는 의원 1인당 최대 480만원을 지원했다. 이번 도의원 출장 경비는 1인당 571만원이며 91만원은 자부담이다.
A의원은 “옷을 걸어 달라고 한 것이 아니고 좌석에 두겠다고 했더니 승무원이 두면 안 된다고 해서 선반에 뒀다”면서 “당시 맥주 1캔을 마셨고 만취하지도 않았으며, 모니터가 잘 안돼 현재 위치 등을 승무원에게 물어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해외연수에 나선 충북도의원이 기내에서 음주 추태를 부렸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날 충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외연수라는 공무수행 과정에서 도의원이 다른 승객에 대한 배려 없이 눈살을 찌푸릴만한 행동을 한 건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017년 물난리 속 유럽 연수를 비판한 국민을 레밍(쥐의 일종)에 빗대어 막말한 도의원을 기억한다"며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도의회는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사실로 확인되면 그에 맞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북참여연대는 ”아무리 의원 개인이 했던 행동이라고 해도 개인적인 여행이 아니라 도민의 세금을 들여 떠난 공무국외출장 중 벌어진 일”이라며 “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과 품위를 지키지 못한 것이며, 혈세로 떠난 해외연수에서 추태를 부린 것은 모두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해외연수에 대한 평가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