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과 카르텔조사국은 이날 각각 SK텔레콤·LG유플러스·KT 등 이동통신 3사와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6개 은행에 조사관을 보내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독과점 사업자인 이동통신 3사가 불공정 거래 행위를 통해 시장 경쟁을 제한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매년 독과점 구조 개선을 위해 선제적으로 시장 분석을 수행한다. 올해는 이통 3사가 독점하고 있는 휴대전화 단말기 유통 시장이 타깃이다. 이들 기업이 단말기 장려금과 고객 지원 등 비가격적 요소를 적용할 때 자회사와 비(非)자회사를 차별했는지 등을 주시해 왔다. 이번 현장 조사로 불공정 거래 행위가 드러나면 제재에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 3사의 독과점을 견제할 수 있도록 신규 사업자 진입을 확대하고 다양한 지원책도 시행할 계획이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기간통신사업자(SK텔레콤)의 통신망 도매 제공 의무를 연장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은 은행권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 은행이 예대 금리나 고객 수수료 등을 담합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는 지난 23일 윤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은행, 상호저축은행, 금융투자업자,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이 사용하는 약관을 심사해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이 있다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시정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통신업계와 은행권에 대한 조사는 윤 대통령 입김이 작용한 결과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모든 수단을 열어두고 통신 시장 과점 해소와 실질적인 경쟁 시스템 강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라"고 두 업계를 직격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금융·통신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고 정부 특허에 의해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사 여부와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