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코로나 방역정책 전환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 시동을 걸면서 국내에서는 그동안 위축됐던 대중수출과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5%를 웃돌며 고공행진 중인 국내 물가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시선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27일 발표한 '중국 리오프닝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제하의 BOK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되면서 경제활동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국내 중국 관광객 방문이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코로나 확산 여파로 관광객 유입이 쉽지 않았으나 지난 11일 국내 중국 입국자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이 재개됐고 내달 1일부터는 중국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의무가 해제된다. 국내 외국인 입국자 수 규모는 지난 12월 기준 코로나 이전 대비 37% 수준에 머무르는 등 아직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지 못하고 있는 만큼 중국 관광객 확대에 따라 그간 위축됐던 운송 및 여행업을 중심으로 국내 서비스업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우려 섞인 전망도 있다. 당장 고공행진 중인 국내 물가에 있어서는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해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례로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원유의 경우 세계 최대 수입국이 중국이다. 중국의 원유 소비는 제로코비드 정책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100만 배럴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같은 상황이 점차 회복되면서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아울러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 내 물가 상승압력 등은 국내 물가를 더욱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과 공공요금 인상압력을 높이고 이를 통해 물가 오름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 또한 중국 관광객이 늘면서 외식과 숙박 등 국내 개인서비스 물가가 더 오를 여지도 있다.
남 과장은 "중국 수요 확대 시엔 여러 품목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최근 원당(설탕) 가격 상승을 보면 주요 생산국 공급차질(인도, EU지역)이 주요 요인으로 보이긴 하나 중국의 경우 원당 대외수입의존도가 높은 편(21년 기준 30%대)이고 리오프닝으로 인해 소비 및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회복이 예상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중국발 수요증대 가능성도 일부 가격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중국의 소비중심 회복과 재고누증, 대외수요 부진 등으로 리오프닝에 따른 국내 성장 제고효과가 과거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글로벌 IT경기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수요가 서비스 중심으로 회복될 경우 IT중간재 수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고 중국 내 자국산 스마트폰 선호 현상이 확대되면서 최종재 수출도 부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코로나 이후 중국 내 제조업 재고수준이 급증한 점도 수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남 과장은 "미·중 갈등에 따른 선진기술 접근제약, 비효율적인 국영기업에 대한 의존 지속,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등은 중국의 중장기 성장을 제약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깊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IT제품 등 중간재 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가 바탕이 되는 가운데 여행과 컨텐츠 등 서비스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