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반도체 中 생산 제한 둘 수 있다"…위기감 커지는 삼성‧SK

2023-02-2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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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대(對)중국 반도체 제재를 구체화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위기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워싱턴DC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KF)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한·미 경제안보포럼을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공한 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1년 유예가 끝나게 되면 어떠한 방식으로 제재를 가할 것이냐는 질문에 “기업들과 협의 중이며 기업들이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수준에 한도(cap on level)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내 공장에서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물량에 제한을 걸겠다는 의미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TSMC는 미국 정부로부터 1년간 규제 유예를 받은 바 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은 60억 달러(약 7조8200억원)로 지난해 1월과 비교해 무려 44.5%(48억 달러)나 줄어들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감소폭이 가장 크다. 감소액은 1월 전체 수출 감소분의 52%에 해당할 정도로 전체 수출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0월(-17.4%), 11월(-29.9%), 12월(-29.1%) 모두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수출 하락세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함께 중국 수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미국 정부의 규제 계획이 실현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수출 하락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정세에 최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철수 시나리오까지 고려하며 미국을 오가는 등 물밑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고위 임원들은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규제 예외 조치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기업에 지급하는 총 390억 달러(약 50조원) 규모의 보조금 신청을 다음 주부터 받을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보조금을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시에 반도체 공장을 구축하는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첨단 패키징 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건설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보조금을 받는 기업은 향후 10년 동안 미국 정부가 지정한 중국 등의 우려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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