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정의 통큰 투자...동원그룹, M&A 큰손 됐다

2023-02-2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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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사진=동원]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의 차남 김남정 부회장의 투자 본능이 되살아나면서 그룹의 경영시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맥도날드 인수전에 뛰어든 데 이어 바이오기업 보령바이오파마까지 M&A를 추진하고 나섰다. 김 부회장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M&A를 중단했다. 그러나 최근 엔데믹(경제활동 재개) 이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그룹 차원의 투자 시계를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현재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등 2곳에 대한 M&A를 추진 중이다.

이번 M&A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김 부회장이 이끄는 동원산업이다. 동원산업은 작년 11월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 이후 사업지주회사가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M&A를 중단했던 동원이 지주사 개편 이후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모습이다. 

한국맥도날드 예상 매각가는 5000억원 안팎이다. 다만 이번 매각 대상에서 일부 부동산이 제외돼 매각가격이 예상가를 하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가는 6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해당 거래가 성사되면 최대 1억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되는 대규모 투자다.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동원산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연결기준 2839억원이며, 이익잉여금도 2021년 말 754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을 더하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1조원이 넘어 투자금은 확보된 상태다. 

지난 50년간 참치업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한 동원이 새로운 50년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지난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 합병 발표 당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지주사를 설립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유통업계에선 동원의 M&A 행보를 놓고 의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평소 김 부회장이 무리한 사업 확장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온 것과도 배치되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동원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참치캔을 출시하며 식품가공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혔고 이후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를 4대 중심축으로 성장해왔다.

실제 2008년 미국 참치 통조림 제조업체 스타키스트(수산), 2012년 대한은박지(포장재), 2014년 테크팩솔루션(포장재),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물류), 2018년 BIDC(물류) 등은 모두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이었다. 

맥도날드 인수도 기존 식품사업과의 연계를 고려해 추진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김 부회장이 동원F&B에서 다년간 근무한 경험을 살린 결정이라는 것. 1998년 동원산업 영업부로 입사한 김 부회장은 2000년 신설된 동원F&B 기획팀을 거쳐 2004년 마케팅전략팀장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식음료 사업 구조를 익힌 것이 맥도날드 인수까지 이어졌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보령바이오파마는 예방백신, 제대혈 등을 생산하는 바이오업체로, 기존 사업과 접점을 찾을 수 없다. 김 부회장의 M&A 전략에 변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현재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 진출은 기업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해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이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잇달아 M&A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그동안 동원이 기존 사업과 연계한 기업을 인수해왔는데, 올해는 바이오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M&A에 나섰다. 불확실성을 대비하기 위한 사업다각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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