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는 신과 인간 간의 관계, 인간 간의 관계에 관한 깊은 고민이 수직 선상에 있습니다. 연기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합니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지 함께 고민하는 작업이 재밌고, 그 안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는 연기파 배우 박해수는 2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열린 ‘파우스트’ 제작발표회에서 고전을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에 관해 말했다. 배우들의 치열한 고민이 더해진 대문호 괴테의 역작 ‘파우스트’가 연극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악마 ‘메피스토’는 인간 파우스트를 두고 신과 내기를 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자라고 칭송할 정도로 평생 동안 학문을 공부한 파우스트는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때, 악마 메피스토가 등장해 인생의 쾌락을 알려주는 대가로 그의 영혼을 요구하는 제안을 건네고 파우스트는 이를 수락한다.
전작들에서 선과 악을 넘나드는 연기를 보여준 박해수는 ‘메피스토’ 역을 맡았다. 박해수는 “연기하기 쉽지 않은 역할이라 감사하면서도 두렵다. 매일 즐거운 악몽을 꾸며 ‘파우스트’ 속 세계에 녹아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해수는 “악인이 꼭 악인으로 그려지지 않는 게 놀라운 작품이다”라며 “파우스트를 쾌락으로 이끄는 메피스토의 열쇳말은 ‘공감’이다. 악마 같지 않은 모습을 통해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메피스토를 보여드리겠다”라고 다짐했다.
1996년 연극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텔레스’ 역을 연기한 후 약 27년 만에 동명의 작품으로 돌아오게 된 유인촌은 “최고의 지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더 열망하는 파우스트 박사는 연기하기 어려우면서도 표현할 게 많은 매력적인 배역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인촌은 “인문학적으로 많은 학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자를 연기하는게 흉내내는게 될 수 있어 어려움이 있다”라며 “성당에 다니고 있지만 종교에 내 몸을 의탁할 정도로 빠져들었는가에 관해 생각해봤다”라며 작품에 관한 깊은 고민을 내비쳤다.
연극 ‘코리올라누스’, ‘햄릿’ 등으로 고전에 대한 감각적인 해석을 선보여 온 연출가 양정웅은 “‘파우스트’는 지금 시기에 가장 필요한 연극이라고 생각한다”며 “끊임없이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현대인에게 많은 질문과 감동을 던져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극 '파우스트'는 오는 3월 31일부터 4월 29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