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설계사 규모가 한때 30만명에 달했지만, 지난 10년간 23만명 규모로 줄어들고, 설계사 절반 가량이 1년 안에 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계약 유지율 공시를 신설해 완전판매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질적 유지율 개선을 위해선 설계사 정착률과 새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각 협회에 등록된 총 설계사 수는 총 23만7060명으로, 전년동기대비 1만3919명(5.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여년 전인 2013년말 수치(31만 6383명)와 비교하면, 7만9323명(25%)이나 줄어든 수치다. 같은기간 생보사 등록 설계사 수는 8만305명으로 전년동기대비 6281명(7.2%) 감소했다. 손보사 등록 설계사 수 역시 전년동기대비 7638명(4.6%) 줄어든 15만6755명을 기록했다.
이에 보험권 일각에선 최근 계약 유지율 개선을 위해 금융당국과 각사별 다양한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설계사들의 정착률 개선이 선결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설계사들의 경우 타 회사로 이동 시 본인이 기존에 성사시킨 계약을 함께 가지고 가는 경향이 커 불완전판매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가입자들에게 이전 회사 상품 해지를 유도하고, 이후 이동한 회사 상품으로의 신계약 변경을 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설계사 직업 자체를 그만두는 수치가 증가하게되면, 기존 보험 유지 관리 또한 미흡해질 수 밖에 없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최근 보험사의 공시 항목에 계약 유지율을 신설하는 내용의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 각 회사별 1·2·3·5년 유지율을 반기마다 공시함은 물론, 상품종류와 모집채널을 구분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유지율을 공시함으로서 불완전판매를 줄이고, 올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보험사들의 수익성 관리를 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IFRS17에선 계약유지율이 낮아지면 장래이익(CSM·계약서비스마진)이 떨어져 수익성이 감소한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설계사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및 조직문화 개선, 새로운 보상체계 마련 등을 통해 조직원의 심리적 안정감과 조직에 대한 충성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설계사 보상체계가 이직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인 만큼 새로운 인센티브 구조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산업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60%대로, 보험상품 가입자 10명 중 3~4명은 보험계약 체결 후 2년을 넘기지 못해 해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