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10년치 일감 확보···3사 수주잔고 벌써 50조

2023-02-16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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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더하면 80조 육박

일각 "인력 부족은 문제···대책 시급"

국내 방산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특히 주요 3사의 수주잔고가 5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최대 10년치 일감에 해당할 정도로 최근 'K방산'의 비약적인 성장을 단번에 보여주는 규모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13조890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10조1649억원과 비교해 2조9241억원(28.8%) 늘어났다. 이러한 성장세는 지난해 ‘K2전차’ 180대의 폴란드 수출이 이뤄진 덕분이다.

1차 계약에서 4조4992억원 규모의 거래가 성사됐고 향후 820대의 2차 계약도 앞두고 있다. 2차 계약 수주액은 12조5000억원으로 향후 수주잔고가 17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앞서 현대로템은 폴란드에 이어 노르웨이에도 K2전차 수출에 나섰으나 독일 KMW와의 경쟁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루마니아 정부가 K2전차에 관심을 보이면서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항공우주(KAI) 역시 수주잔고가 기하급수적으로 불고 있다.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24조5961억원에 달하며 지난해만 8조7444억원의 수주액을 추가했다. 당초 수주액 목표치인 4조1890억원을 108.7% 초과 달성했다. 전년 동기 18조6561억원과 비교하면 31.8% 성장세다.

이는 지난해 8월 경공격기 'FA-50' 48대의 폴란드 수출 성사가 주효했다. 수주액만 3조6626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이집트 공군이 고등훈련기 기종 선정을 앞두고 FA-50을 후보로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의 M-346, 중국 L-15 등과 경쟁에서 이긴다면 폴란드 수주액의 2배 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집트의 이번 사업규모를 100여대 수준으로 가늠하고 있다.

LIG넥스원도 지난해 수주잔고가 12조26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8조3073억원보다 47.6% 증가했다. 수주잔고가 10조원대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에 'M-SAM(천궁-II)', 인도네시아에 무전기 등을 수출한 덕이다. 최근에는 루마니아 국영 방산기업 롬암과 대공미사일 분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추가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하지 않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수주잔고를 확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수주잔고는 41조46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0% 늘었다.

지난해 8월 폴란드와 체결한 3조2000억원 규모의 'K-9자주포' 계약이 수주잔고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실적을 발표한 3사의 수주잔고 합계는 49조9502억원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까지 더하면 80조원 이상의 규모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방산업계 안팎에서는 수주잔고가 크게 늘어나는 상황과 달리 일손이 빠르게 줄고 있어 인력 유입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2016년 13만8236명이던 방산업계 인력은 2021년 11만5491명으로 5년 만에 16.4%까지 줄었다. 조선업계의 인력부족 현상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제조업 인력 이탈과 협력업체의 취업 기피 현상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산업계가 호황을 이어가려면 차별화한 비즈니스 전략과 함께 생산역량 증대를 위한 협력업체와의 긴밀한 관계도 중요하다"며 "K방산의 가장 큰 경쟁력인 빠른 납품 속도가 수주 급증으로 희석된다면 단숨에 수주 경쟁에서 경쟁국 방산업체에 밀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경남 창원공장에서 열린 ‘K2 전차 폴란드 출고식’에서 K2 전차가 도열한 모습 [사진=현대로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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