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15일 은행권을 향한 정부와 금융당국의 잇단 비판성 발언에 대해 "앞으로 금융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공동협의체를 만들어 외부 이야기를 듣고 적극 반영하는 등 (사회적 역할 강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금융권의 '공공재적 성격'을 연일 언급하며 은행권에 고통 분담을 요구한 윤석열 대통령 발언 등과 관련해 "은행권이 그동안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는데 외부 시각이 좀 다른 점도 있고 어떤 부분은 저희가 놓친 점도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의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원회에 관련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어 이날 오전에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은행권에 대한 '고금리'에 대해 또다시 비판성 발언을 내놓으며 고금리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의 이같은 요구에대해 김 회장은 "현재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은행권이 외부 소비자나 소비자 단체와 같이 은행권을 비판적으로 보고 계신 분들을 모셔서 은행권 '사회적 역할'과 관련한 공동협의체를 만들려고 한다"면서 "(해당 협의체를 통해) 주기적으로 의견을 들어보겠다"며 개선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원장은 전날 임원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고금리 속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은행권의 상생노력이 부족하다"고 질타하며 "사회적 역할을 소홀히 하면 국민과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은행권이 '생색내기'가 아닌 과감한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김 회장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 은행의 사회적 역할 뿐 아니라 건전성 관리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였던 경제 석학 케네스 로고프(Kenneth Saul Rogoff)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쓴 'This Time is Different(이번엔 다르다)'라는 책이 있는데 이 책에선 은행 건전성이 굉장히 중요한데 시스템이 무너지면 다시 재건하는데 대략 3년 걸린다고 한다"면서 "과하면 안 되겠으나 은행 건전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