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사망자 치솟는데 정부 허위 정보 타령에 국민 분노

2023-02-10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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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연합뉴스]




튀르키예 정부의 미흡한 재난 대응에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고 CN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진 발생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사망자 수는 2만명을 넘었다.
 
CNBC는 지진 피해 지역의 이재민들이 머무를 곳이 없어 거리에서 작은 모닥불 하나에 의존해 밤을 보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튀르키예 남부 도시는 전기와 수도가 끊겼고, 지진이 강타한 아디야만에서는 생존자들이 머무를 곳이 없어 건물 잔해로 뒤덮인 거리에서 영하의 추위를 견뎌내고 있다.
 
한 남성은 구호단체센터에 가족을 구출해 달라고 외쳤으며, 60세 노인은 집과 10살 손녀를 잃어 비통해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아들이 여전히 잔해에 파묻혀 있는 한 여성은 “우리를 돕기 위해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여기는 당국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 있다”고 CNBC에 말했다. 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지금 그는 우리 곁에 있지 않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튀르키예 중부도시 멀라티아의 한 여성은 로이터에 “정부는 어디에 있나? 그들은 이틀 동안 어디에 있었냐”고 토로했다.
 
튀르키예는 1999년 발생한 대지진 이후 건물의 저항력을 높이기 위한 새 규제를 도입했지만, 이는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 55세 남성은 “25년 전에 올바른 조치를 취했다면, 이번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며 부패 및 부실한 규제 집행이 재난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8일 강진 피해가 집중된 지역을 방문하고 구조 작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재민들이 노숙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더구나 튀르키예 당국이 허위 정보 유포를 막겠다면서 트위터 접속을 차단하자, 분노는 더욱 거세졌다. 지진이 발생한 후 사용자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잔해 속에 갇힌 사람들의 위치나 구호 물품 도착 정보 등을 공유했으나, 접속이 막히면서 트위터를 통한 구조 활동이 중단됐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일부 계정에는 사실이 아닌 주장, 비방, 모욕 등의 게시물이 있었기 때문에 접속을 차단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지진 사망자 수가 1만7000명을 넘어서자 9일 아침 트위터 접속을 복구했으나, 야권은 당국을 거세게 비판했다. 야당인 민주진보당(DEVA) 소속 알비 바바잔 전 부총리는 “소통이 생명을 구하는 시기에 어떻게 트위터를 차단할 수 있냐”며 정부의 무능을 지적했다.
 
런던정경대의 야락 구르소이 현대 튀르키예학 교수는 트위터 접촉 차단 등을 통해 소통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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