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통계청이 내놓은 ‘2022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2021년과 비교해 81만6000명 증가했다. 2002년 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그러나 지난해 고용시장의 훈풍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각종 취업 플랫폼의 설문조사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읽힌다. 구인 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축소했고 구직자들은 이를 감안해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인크루트가 이날 발표한 ‘2023년 민간기업 채용계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대졸 신입을 채용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79.3%로 나타났다. 대기업 75개, 중견기업 147개, 중소기업 529개 등 총 75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채용 규모는 대기업이 △한 자릿수 20.0% △두 자릿수 77.1% △세 자릿수 2.9% 등을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은 △한 자릿수 25.0% △두 자릿수 72.5% △세 자릿수 2.5%다. 중소기업은 한 자릿수 86.8%, 두 자릿수 13.2%였으며 세 자릿수를 뽑는 곳은 없었다.
지난해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대기업의 한 자릿수, 두 자릿수 채용 계획은 각각 7.0%포인트, 15.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세 자릿수 이상 채용 계획은 22.1%포인트 급감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 채용 계획이 1%포인트 줄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 ‘소규모 채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취업 문이 좁아지면서 구직자들 눈높이도 낮아졌다. 이날 잡코리아가 신입직 취업 준비생 12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3.9%가 중견기업 취업을 목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구직 활동 중이라는 응답자는 28.5%였다. 이어 △중소기업 19.1% △공기업‧공공기관 13.6% △외국계 기업 4.9% 순이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올해 채용 규모 등 계획을 보수적으로 잡은 기업이 많다”며 “금리 인상, 경기 둔화 등 최근 채용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