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로 보는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IB업계 "UCK컨소시엄,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계획 철회 가능성 유력"

2023-01-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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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공개매수 5가지 시나리오 제시

장외거래 가능성·MBK측 발언 등 종합 해

소거법 적용해보면 계획 철회 밖에 안남아

오스템임플란트 CI [사진=오스템임플란트]



사모펀드(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가 컨소시엄(UCK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두 굴지의 PEF가 연합전선까지 구축하면서 공개매수 방식으로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인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공개매수 성공 또는 실패 등으로 나타날 결과를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고 분석에 나섰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UCK컨소시엄이 이번 공개매수 계획을 철회할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고 전망한다.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시나리오 [사진=미래에셋증권]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UCK컨소시엄은 지난 25일부터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공개매수는 이날부터 내달 24일까지 진행되고, 매수 금액은 기존 주가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19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미래에셋증권은 25일 UCK컨소시엄의 공개매수 건에 대해, 공개매수 성사와 10% 이상 지분율을 확보한 주주 여부에 따라 5가지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추가 공개매수 시도 ∆공개매수 계획 철회 ∆10% 이상 보유한 주주가 등장하지 않고 계획대로 상장 폐지 ∆10% 이상 보유한 주주 등장 후 권리 주장하나, 결국 상장폐지 ∆10% 이상 보유한 주주 등장 후 권리 주장하여 상장 유지 등이다.
 
자진 상장폐지 추진하기 위해선 90% 지분율 확보 必…변수는 KCGI
시장에서는 이 가운데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시나리오인 10% 이상 보유한 주주 등장 발생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UCK컨소시엄이 오스템임플란트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려면 증권거래법상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율 90%를 확보해야 한다. 거꾸로 말하면 10% 이상 보유한 주주가 등장할 경우 자진 상장폐지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KCGI의 에브리컷 홀딩스가 10% 이상 지분율을 확보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IB업계에서는 KCGI가 올해부터 오스템임플란트 경영권 분쟁을 필두로 주주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UCK컨소시엄 등장 탓에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 신분으로 전락하며 체면이 구겨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즉 이는 오히려 KCGI가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액션을 취할 명분이 생겼다고 분석도 가능하다.

실제로 KCGI는 최근 약 90억원을 들여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5만9002주를 추가 매입하며 지분을 6.92%까지 늘렸다고 27일 공시했다. 물론 KCGI의 취득 일자가 18일~20일인 점을 고려하면 UCK컨소시엄이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공개 매수 계획을 밝히기 전에 진행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KCGI는 이번 오스템임플란트의 지분 매수 목적을 '경영권 확보'라고 밝혔다. KCGI가 유화증권에 주식을 담보로 맡기면서까지 경영권 확보에 열을 올린 점은 분명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향후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추가 매입에 대해 자금 부담을 느끼면, 회사는 라자드 자산운용(지분율 6.6%), KB자산운용(지분율 4.6%) 등을 비롯한 다른 주주들과 연대하는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
 
MBK, "장외거래는 안 한다"…공개매수 실패 가능성↑
본지 취재에 따르면, 네 번째 시나리오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 해당 시나리오는 UCK컨소시엄이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서 10% 이상 지분을 확보한 주주에게 해당 주식을 프리미엄을 붙여 매수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MBK파트너스는 "장외거래를 통해 소액주주 지분을 매수할 가능성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UCK컨소시엄이) 장외 거래를 통해서 KCGI 지분을 매수할 가능성은 없다"며 "공개매수하시는 분들과 차이가 생겨 형평성에 어긋난다. KCGI에 무슨 이유로 저희가 장외에서 프리미엄 가격을 얹혀서 별도 가격으로 매수하겠냐"고 오히려 반문했다. 

다섯 번째 시나리오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앞서 네 번째 시나리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이었던 추가 자금조달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이다. 달리 말하면, 이번 시나리오는 네 번째 시나리오가 소거(消去)되면서 실현될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들게 된다. 실제로 UCK컨소시엄은 공개매수를 위해 NH투자증권으로부터 연 6.5% 금리로 1조7000억원을 차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매년 만만찮은 이자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오스템임플란트 3년 평균 잉여현금흐름이 약 920억원임을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앞서 다섯 번째 시나리오와 달리 UCK컨소시엄은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10% 이상 보유한 주주가 등장하지 않으면 계획대로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 해당 케이스가 세 번째 시나리오다. 하지만 UCK컨소시엄이 코스닥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폐지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90% 이상의 지분율을 확보해야 하는 맹점(盲點)이 있다. MBK파트너스 측도 "최대치 지분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는 좀 어렵다"고 밝힌 만큼 세 번째 시나리오 역시 실현되기에는 현실적인 무리가 따른다. 

UCK컨소시엄이 공개매수 성공 시 활용할 수 있었던 세 번째, 네 번째, 다섯 번째 시나리오가 소거되면서 이제는 남는 시나리오는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압축된다. 두 시나리오는 모두 UCK컨소시엄이 공개매수 실패 시 고려해볼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갖는다. 결국, 공개매수가 실패되었다는 이야기는 매수 가격인 19만원에 동의하지 않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2차 공개매수는 없어…남은 건 공개매수 철회
증권가에서는 어떤 시나리오가 이상적이라고 바라볼까. 미래에셋증권은 첫 번째 시나리오인 공개매수가 실패한 뒤 2차 공개매수 시도가 가장 이상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2차 공개매수 가격이 기존 공개매수 가격인 19만원보다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개매수 가격)19만원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4배로 지난 10년간 평균인 23배보다 낮은 수준이다"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UCK컨소시엄 측에서 해당 시나리오 전개 가능성을 일축했다는 점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공개매수가 실패해도 재추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남은 두 번째 시나리오인 공개매수 계획 철회 방안은 다섯 개 시나리오 가운데 최악의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공개매수 철회 직후 오스템임플란트 주가 변동성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두 번째 시나리오를 선택하게 되면, 시장의 원성이 들끓는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어 향후 UCK컨소시엄이 KCGI와 경영권 분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UCK컨소시엄이 공개매수를 철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차 공개매수 전략(첫 번째 시나리오)과 소액주주 장외거래(네 번째 시나리오)는 MBK파트너스 측에서 직접 부인했기 때문이다. 상장유지 전략(다섯 번째 시나리오)은 네 번째 시나리오와 연계된 전략이라 자연스럽게 소거된다. 세 번째 시나리오 역시 MBK파트너스 측에서 최대치 지분율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밝혔기 때문에 실현되기 어렵다. 결국 남는 카드는 공개매수 철회라는 강수(强手)다.  

PEF 한 관계자는 "공개매수 철회가 시장에서 비판받을 일은 맞지만, 그렇다고 크리티컬한 이슈는 아니다"라고 의견을 내비쳤다. 이어 "UCK컨소시엄 입장에서는 최대주주(최규옥 회장)한테 공개 매수했던 가격 그대로 시장에 제시했는데 잘 안 풀리다보니 어쩔수 없었다는 식으로 호소하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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