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뇌전증 병역비리' 브로커 등 22명 무더기 기소

2023-01-2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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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사진=연합뉴스]

뇌전증 환자로 행세해 병역을 면제받거나 신체검사 등급을 낮춘 병역 면탈자와 브로커 등이 무더기 기소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병역면탈 합동수사팀은 이날 병역 브로커 김모씨(38)를 구속 기소했다. 또 병역면탈자 15명과 범행에 적극 가담한 면탈자 가족과 지인 6명 등 21명도 병역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병역면탈자에는 의사(공중보건의),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T1의 e스포츠 아카데미 소속 프로게이머 코치, 준프로 골프선수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병역 의무자 등에게 뇌전증 환자로 가장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받게 하고, 이를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 개설한 병역상담 카페를 통해 뇌전증 환자처럼 행세하면 병역을 감면받을 수 있다고 약속하고 병역 의무자와 가족 등을 끌어들였다. 김씨가 컨설팅비 명목으로 챙긴 금액만 모두 2억61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 의무자들도 김씨의 시나리오대로 뇌전증 환자로 위장해 허위 진단서와 약물 처방, 진료기록 등을 병무청에 제출해 병역을 감면받았다. 조사 결과 기소된 가족과 지인들 역시 브로커와 병역면탈 계약을 체결하거나 119에 허위 신고해 뇌전증 목격자 또는 보호자 행세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들 브로커를 통해 병역을 회피한 병역 의무자 등이 더 있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병역법 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 또는 감면하려고 속임수를 쓴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면탈행위가 드러날 시 기존 병역 처분이 취소돼 병역판정검사를 다시 받고 복무해야 한다. 징역 1년 6월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으면 전시근로역에 편입되지만, 병역면탈자는 제외다.
 
한편 김씨에 앞서 구속기소된 또 다른 병역 브로커 구모씨(47)는 이달 27일 첫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구씨의 의뢰인 중에는 부장판사 출신 대형로펌 변호사의 아들과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소속 조재성(28)과 프로축구 K리그1(1부) 선수,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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