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를 기록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극심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2년 반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20년 3분기(2.3%) 2%대 성장 흐름을 기록한 뒤로 9개 분기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으나, 점차 성장률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성장률이 감소 전환한 배경에는 글로벌 주요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한국 경제의 수출 여건 역시 악화되고, 인플레이션·금리상승 등의 영향에 소비도 부진했던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감소했는데, 이 역시 코로나 충격이 극심했던 지난 2020년 2분기(-14.5%) 이후 약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입은 원유, 1차 금속제품 등이 줄면서 4.6% 감소했다.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도 전기대비 0.4% 감소했다. 가전제품, 의류 등의 재화 소비는 물론, 숙박·음식, 오락문화 등을 포함한 서비스 소비도 감소한 영향이다. 여기에 높은 물가 오름세에 금리인상기, 집값 하락 등의 영향도 적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펜트업(보복·지연)' 소비가 많이 올라왔으나, 4분기 들어 소폭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작년 연간 성장률로는 2.6%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내놓은 한은 전망치를 달성했다. 황 국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빠르게 회복했으나 작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 국제유가 상승 등에 영향을 받았다"며 "이에 민간소비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을 중심으로 경제성장 흐름이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와 유사하게 대외의존도가 높은 주요 국가보다는 역성장폭이 작은 수준"이라면서 "이에 올해 1분기는 기저효과, 중국 경제 리오프닝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