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이 올해 첫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올해 1호 수요예측 미매각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연초부터 회사채 발행 시장이 훈풍이 불고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우량채 발행에 국한돼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1.5년물 700억원, 2년물 500억원 총 1200억원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는데 총 70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500억원의 미매각이 발생한 것으로, 효성화학은 미매각 물량에 대해 추가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700억원의 주문도 산업은행의 지원을 받은 것이다. 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남은 물량을 떠안게 된다.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이 A급인만큼 AA급만 담을 수 있는 채안펀드 역시 가동되지 못했다.
실제로 베트남 화학공장 투자자금은 ∆2019년 4816억원 ∆2020년 5559억원 ∆2021년 3417억원 ∆2022년 3분기 누적 1301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8년말 9827억원에서 지난 9월말 2조8090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20년말 500%에서 지난 3분기 1395.13%로 크게 치솟았다.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3분기 말 누적 영업손실액 -2411억원 가운데 베트남 법인의 적자만 -1889억원에 달한다. 베트남發 영업손실액이 78.3%에 달한다.
효성화학의 수익성 부진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상승한 원가부담, 베트남 PDH 설비 안정화를 위한 추가적인 점검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다. 가장 큰 문제는 자기자본이 2000억원대인 회사가 만약 작년 3분기와 같은 당기순손실(-1518억원)이 2분기 연속 발생하면 자본잠식률이 747%에 달하는 완전자본잠식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앞으로도 효성화학은 자금조달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이 외부자금 수혈 없이 상반기를 버티기는 매우 힘들 것"이라며 "유상증자 방식이 유력하지만 필요한 금액도 상당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