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금리 상승과 맞물려 지난해 생명보험사들의 주력상품인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전년 동기 대비 80%가량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생보업계는 올해 수익성 전망을 불투명하게 내다보는 분위기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최근 취합 수치인 지난해 10월말 기준 생보사 변액 누적 초회보험료는 9314억8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조4708억4800만원) 대비 79.1%나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변액보험 점유율 1위 업체인 미래에셋생명의 초회보험료는 89.5% 감소한 2694억200만원에 그쳤다. 메트라이프생명(1485억 8800만원), 하나생명(1433억6700만원), 흥국생명(530억6600만원), DGB생명(1117억9300만원)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 50.8%, 79.3%, 53.5% 감소했다.
보험권은 변액보험이 펀드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금리와 주식시장 동향에 민감하게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통상 금리 인상 시 투자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금 이탈과 함께 증시 하락 흐름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요즘 같은 금리 인상기에는 소비자들의 변액 니즈가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판매한 부분 역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준비해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도 늘고 있어서다. 변액보험을 판매한 생보사들은 판매 시점 예정이율보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그 차액만큼 보증금을 쌓아야 한다. 그 규모가 클수록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같은 변액 부진은 자연스레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실제 생보사들의 지난해 1~9월까지 누적 수입보험료는 77조6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4조5546억원) 감소했는데, 변액보험 감소(29.8%) 영향이 가장 컸다.
생보업계는 올해도 금리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당장 오는 13일 열리는 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럽 투자은행인 BNP파리바는 한국의 1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상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연준)가 매파적 색채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어, 올해 금통위의 통화긴축 움직임이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리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생보사들의 역성장 조짐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변액, 퇴직보험 등 투자형 위주의 보험 포트폴리오를 가진 중소형 생보사들의 영업실적 저하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