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새해부터 긴축 경영 고삐를 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복합 위기가 지속되면서 비용 절감에 나선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교육기업 에듀윌은 올해부터 전사적 위기대응 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경기 불황 등 대외 여건이 악화함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취지다.
특히 에듀윌이 주력해온 자격증 중심인 성인 교육 시장은 경기 불황에 취약하다. 부모들이 아동‧청소년 교육비를 유지하는 대신 본인들 교육을 줄일 수 있어서다.
가구‧인테리어 업계도 긴축 경영에 나섰다. 업계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 주택매매 거래량 감소 등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일로다. 이에 업계 1위 한샘 김진태 대표는 지난해부터 본인 급여를 최저임금 수준으로 삭감하며 경영 개선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홍보‧마케팅 비용도 대폭 줄였으며 최근엔 사옥 매각까지 검토 중이다.
중소 가구업체 에넥스도 비용 절감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진규 에넥스 회장은 전날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올해 중점 과제 중 하나로 ‘강도 높은 원가 및 비용 절감’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더해 원자재 비용 급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박 회장은 “원가 투입 과정의 전 단계를 면밀히 검토해 비효율적인 관행을 개선하고 수주에서부터 시공, 사후관리(AS)에 이르기까지 비용 절감에 주력해야 한다”며 “모든 분야에서 원가 절감을 이뤄낼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달라”고 임직원에게 주문했다.
긴축 경영은 일부 업계가 아닌 중소기업계 전반에 걸친 올해 경영 화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41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2023년 핵심 경영 전략으로 ‘원가 절감 및 긴축’을 꼽은 기업이 61.2%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대출 금리 폭등, 인건비 상승, 전기요금 인상 등 대내외적인 경영 악화 요인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만큼 긴축 기조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부터 미국‧중국 간 패권 전쟁, 주요국 통화 긴축 등으로 수출이 줄고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대출이자 부담이 오르다 보니 올해 중소기업 경영 화두로 유동성 위기 극복, 긴축 경영이 꼽히고 있다”며 “중소기업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과 금융 부담 완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