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검찰 소환조사를 앞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내부 결속 다지기에 집중, 윤석열 정부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전날 ‘노웅래 체포동의안 부결’을 기폭제로 삼아, 검찰의 야당 탄압에 맞선 민주당의 단일 대오 전열을 재확인하는 행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차원에서 마련한 검찰개혁 제도 마련을 위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 검찰의 불공정 수사 관행을 거세게 비판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윤석열 정부의 검찰은 민주주의 파괴의 도구로 전락했다”며 “야당의 정적을 향해선 없는 사실도 조작해서 보복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일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완전히 상실한 편파 조작 행태에 대해서 어떤 제재가 가능할지 또 어떠한 예방책이 가능할지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며 이날 토론회 취지를 강조했다. 앞서 대장동 사업과 성남FC 의혹 관련 수사가 관련자들의 진술에 따라 자신에 대한 수사로 확대되는 것을 ‘조작 수사’로 규정한 셈이다.
그는 이어 “바뀐 것은 정권과 검사뿐인데 진술이 180도 바뀌거나 언론을 통해서 수시로 수사 정보가 마구잡이로 유출되는 여론 선동전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에 대해서는 “있는 범죄 혐의도 덮는 데 급급하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토론회 직후 기자들이 구체적인 검찰 소환조사 출석일을 묻자, “대통령 가족들에 대한 수사를 언제 하는지도 좀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 차원에서도 이 대표를 엄호하고 있다. 당 검찰독재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내고 “검찰의 피의사실 공표 사례를 점검해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와 수사관을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고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추모 미사에도 직접 참석, 당의 결속 도모에 집중했다. 이 대표는 추모사에서 “수십 년간 김 전 의장과 같은 분들의 희생과 고통 속에 어렵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가 사방에서 무너지고 있다”며 “(민주당) 저희 모두가 김근태가 돼 공정과 원칙을 상실한 권력의 폭주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추모 미사에는 문희상 전 국회의장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당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또한 이 대표는 전날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도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최근 정태호 의원을 민주연구원장에 앉히는 등 친문(친문재인)계와의 결합 행보에 나선 터라, ‘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 전 지사를 통해 당 내부 결속을 강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 대표가 지난 28일 광주에서 검찰 독재 야당탄압 규탄연설회를 열었고 오늘도 검찰개혁 토론회에 잇달아 참석, 윤석열 정부의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며 “검찰이 이 대표의 출석을 공식 요청한 만큼, 이를 기점으로 당의 결속은 더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