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12월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총 2조6900억원(국민은행 2400억원, 신한은행 5000억원, 하나은행 6600억원, 우리은행 6200억원, 농협은행 6700억원)이다. 이 중 은행들이 차환한 은행채는 1조1400억원으로 전체 발행 규모 중 42.38%에 불과했다.
특히 하나은행과 농협은행은 12월 만기 도래분이 각각 6000억원을 넘어섰지만 전액 상환했다. 우리은행 역시 6200억원 가운데 4000억원을 차환하고 2200억원을 자체 상환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만기 도래분 금액만큼을 차환 발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불안한 투자자들이 은행채 등 우량채에 자금을 집중시키자 은행채 발행을 사실상 제한했다. 이에 5대 시중은행은 지난 10월 중순 이후로 은행채 발행을 하지 못했다. 이후 기존 은행채 만기도래액과 예수금 이탈·기업대출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은행채 발행 수요가 존재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당국은 지난 20일 은행채 발행 재개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당국 눈치를 살피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환은 어쩔 수 없이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현재 분위기로는 차환 발행 정도는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는 것 같다. 내년 초 채권 차환을 목적으로 한 은행권의 은행채 발행 계획도 당국에 전했고 이를 현재 함께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내년 1월 차환해야 할 은행채 만기 도래분 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은행채 발행 재개가 본격화하는 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내년 1월 5대 시중은행에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4조6700억원으로 이달보다 약 1.74배 많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1월 만기 도래분만 각각 1조4200억원, 1조3300억원에 달한다. 농협은행은 만기 도래분(600억원)보다 많은 3000억원 규모로 은행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시중은행들은 만기 도래분 수준에서 차환 발행을 검토하고 당국과 조율해 발행 시기·규모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