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이상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남하한 북극 찬 공기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한강이 평년보다 빨리 얼어붙었다. 영하 10도를 오가는 한파도 일주일가량 이어지고 있다.
'극강 한파'에 한강도 꽁꽁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부 지방은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안팎까지 내려가며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다.
이상한파에 한강도 2주가량 일찍 얼었다. 한강은 통상 1월부터 얼기 시작하는데 올겨울엔 성탄절이던 25일 첫 결빙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서울 용산구와 동작구를 잇는 한강대교 둘째와 넷째 교각 상류 100m 부근 띠 모양 구역이 완전히 얼음으로 덮여 수면이 보이지 않으면 한강 물이 얼었다고 판단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결빙은 2000년대 들어 2017년 겨울(12월 15일), 2005년 겨울(12월 18일), 2012년 겨울(12월 24일)에 이어 넷째로 빠르다. 한강 결빙은 1906년 처음 관측된 후 1934년 겨울(12월 4일)이 가장 빨랐다. 가장 늦은 결빙은 1963년 겨울(1964년 2월 13일)이다.
세밑까지 이상한파 이어져
한반도를 덮친 이례적인 강추위는 북극한파 영향으로 분석된다. 북극한파는 북극 지방에서 중위도 지방으로 흐르는 차가운 공기 흐름이다. 지구온난화로 북극이 따뜻해지자 북극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한기가 그대로 내려온 것이다.
이상한파는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5~0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0∼10도를 보인다. 낮에 영상권을 회복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강한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여전히 영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8~29일에도 동장군이 기승을 부린다. 28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1도, 낮 최고기온은 영하 4도~영상 8도로 여전히 평년을 밑돈다. 29일에는 아침 최저 영하 9도, 낮 최고 영하 2도로 종일 영하권을 유지한다. 지난주 많은 눈이 내린 전북과 충남권에는 다시 눈이 찾아온다. 이상한파는 30일 들어 다소 꺾인다. 이날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아침 기온은 영하 12~2도, 낮 기온은 영상 0~10도로 추위가 누그러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2일 사이에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어지는 1월 첫 주에는 찬 대륙고기압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추운 날이 있겠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