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등 거시적 긴축 환경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한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복수의 외신들이 M&A 전문 시장정보업체 딜로직 발표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달 20일 기준 올해 글로벌 M&A 규모는 3조6600억 달러(한화 기준 약 4700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M&A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작년(5.9조 달러) 대비 37%나 급감한 것이다.
투자은행 에버코어의 글로벌투자은행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팀 라론드는 " 우리는 지정학적 긴장과 인플레이션이라는 겹악재를 맞은 가운데 금리 인상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며 "그 두 가지가 합쳐져 M&A 시장에 실제적인 역효과를 가져왔다"고 언급했다 .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의 글로벌 M&A 부문 공동 책임자인 디르크 앨버스미어는 "일부 매도자들은 여전히 어제의 가격을 바라고 있고, 일부 매수자들은 여전히 어제의 융자 조건을 바라고 있다"며 "이러한 것들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은데도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바로 (M&A) 활동이 줄어든 이유이다"고 덧붙였다.
지역 별로는 미국의 M&A 규모가 전년 대비 43% 감소한 1조5300억 달러 규모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유럽과 아시아는 각각 27%, 30% 감소한 가운데 둘 다 9000억 달러 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시기 별로는 4분기 M&A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6412억 달러로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는데, 사모펀드 활동이 크게 둔화된 것이 부분적 이유로 작용한 모습이다.
특히 미국을 필두로 한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 하에 레버리지바이아웃(LBO, 인수 금융을 통한 M&A)가 크게 둔화된 모습이었는데, 올해 사모펀드 주도의 LBO 규모는 전년 대비 3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거시적 및 지정학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내년 M&A 시장은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다만 인수 매물 선정 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됐다.
글로벌 자문 전문 투자은행 PJT파트너스의 폴 타우브만 설립자는 "실제적으로 (M&A) 거래가 여전히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난이도가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글로벌 M&A 부문 공동 책임자인 이반 파르만은 "거시적 및 지정학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금 조달 방안이 잘 짜여진 전략을 통해 (기업들은) 자신들의 장기적 사업 전략에 중요한 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