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100지수, 닷컴버블 붕괴 후 최악의 달 맞이하나

2022-12-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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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권거래소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대형 기술주들이 20년 전 닷컴버블이 터진 이후 최악의 12월을 맞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기술 기업이 포함된 나스닥 100지수는 이날 2.5% 하락했다. 이달에만 8.9% 급락했다. 나스닥 100지수는 지난 2002년 12월 한 달간 12% 하락했다. 이달 남은 기간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20년 전 최악의 하락 폭을 넘을 수 있는 셈이다.
 
나스닥 100지수란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100개 우량 기업만을 별도로 만든 주가지수다. 주요 대형 기술주들이 모여 있는 셈이다.
 
나스닥 100지수에 포함된 거의 모든 주식은 이날 폭락했다. 100개 기업의 주식 가운데 아마존, 에어비앤비, 페이팔,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 등 10분의1 이상은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달 나스닥 100지수 가운데 최악의 성과를 낸 기업 가운데 하나는 테슬라다. 테슬라의 주가는 30% 넘게 밀렸다. 전기차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리스크가 테슬라 주가를 끌어내렸다. 반도체 제조업체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과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의 주가도 각각 약 20% 하락했다.
 
미국 경제 지표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기술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3분기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확정치)는 4.7%를 기록하며, 잠정치(4.6%)보다 0.1%포인트 높아졌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력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오래 지속될 것이란 우려에 투자 심리가 살아날 기미는 안 보인다. 
 
미국 대표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마이크론 테크놀러지의 실적 악화도 경기침체 우려를 더 했다.
 
인터그리티 에셋매니지먼트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제 지표가) 시장의 기대보다 더 뜨거웠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지속될 것이란 생각과 싸워야 한다”며 경기 순환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연준의 정책 실수 등을 우려했다. 경기순환주란 경기 상승 국면에서는 주가가 급등하고, 경기 하강 국면에서는 주가가 급락하는 주식을 뜻한다.
 
시장 불안은 기술 부문을 넘어 확산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이날 1.5% 밀리는 등 이달에 약 6% 하락했다.
 
시티그룹의 전략가들은 매도가 이어진다면 소수의 매수 포지션 투자자들이 매도 포지션으로 전환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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