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모빌리티·글로벌 등 미래먹거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업권 특성상 내수를 공략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눈길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보험 본연의 업무 강화를 위한 영업 조직 확대 등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최근 디지털전략본부 내 신성장파트를 신설했다. 회사 측은 "미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신성장 사업과 디지털 투자업무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업무 강화를 위해 해당 파트를 신설했다"며 "성장 관련업무 역할 강화 및 계열사 성장지원 업무수행, 전사 ESG역량 내재화를 위한 기획 및 운영 업무를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은 경영기획부와 마케팅전략부에 각각 미래전략팀과 데이터마케팅팀을 새로 꾸렸다. 미래전략팀에서는 말 그대로 신사업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헬스케어 등 그간 미래먹거리 사업 등으로 꼽혔던 부문은 기존 담당 팀이 맡고, 차별화된 신사업 구상이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데이터마케팅팀은 데이터를 활용해 보유고객 확보 등 '집토끼'를 늘리기 위한 논의들이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내부 조직개편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신성장동력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개편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글로벌·디지털 등의 사업 추진력 제고에 역량을 쏟고, 사업환경 및 제도변화 대응을 위한 조직개편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삼성화재 글로벌 사업 확장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본체가 해외법인을 설립해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다면, 최근엔 현지 기업에 투자하거나 합작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 외연을 넓히고 있다. 한때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업체인 텐센트와의 합작법인 설립이 지연됐으나, 최근 현지 당국의 승인 완료로 해외사업 공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영업채널 강화로 보험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기울인 업체들도 있었다. 미래에셋생명은 GA(General Agency, 보험대리점)영업 채널 조직을 기존 2개 부문에서 3개 부문으로 확대, 지원부서 조직 및 인력을 확충했다. 회사 관계자는 "GA 채널을 중심으로 영업력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 역시 같은 이유로 GA채널 산하에 본부를 하나 더 신설, 기존 전략사업본부를 전략1사업본부와 전략2사업본부로 나누고 인력을 충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직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도 혁신 및 신사업에 초점을 맞춘 행보가 예상된다"며 "내수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내년 새 회계제도 도입에 대비해 새 수익성 활로를 개척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