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소비자물가가 1년 전과 비교해 5%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연간 기준)은 1998년 이후 2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여 간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2008년(4.8%) 금융위기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IMF 직후인 1998년(7.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경제 역시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민간소비는 고물가에 따른 실질구매력 저하, 금리 상승 등으로 최근 증가세가 완만해지는 모습을 보였고 수출(통관 기준)도 주요국 경기 둔화, IT 경기 부진 등으로 10월 이후 감소로 전환하는 등 빠르게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비용 측면에서는 특별급여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1인당 명목임금(총액 기준) 오름세가 2분기 이후부터 둔화됐으나 상용직 정액급여는 3분기까지 오름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더불어 기타여건으로는 농산물가격이 3분기중 집중호우·폭염 등의 영향으로 채소를 중심으로 크게 상승했다가 추석 이후 양호한 기상여건 등에 힘입어 빠르게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채소가격은 11월중 지난해 한파 등의 영향으로 큰 폭 상승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가세하면서 상승률이 크게 둔화됐고 축산물가격은 6월 이후 오름폭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또 정부정책 측면에서는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부담이 공공요금에 점차 반영되면서 물가상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편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역시 연초 2% 초반 수준에서 지난달 기준 4% 초중반대로 뛰며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할 경우 11월 기준 근원물가 상승률은 4% 후반으로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3.6%) 당시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