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도 떼지는 수가 있어" SNS 무개념 간호사…처벌 가능성 제기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 간호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개념' 글을 게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기도 소재의 대학병원 간호사가 SNS에 보기 불편한 게시물을 올린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간호사 A씨가 환자의 생명과 죽음을 조롱한다며 해당 SNS 캡처 화면을 함께 공개했다. 

캡처된 사진에 따르면 A씨는 통제가 어려운 환자를 두고 "싹 다 약주고 재워버리고 싶다"거나,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 환자에게 "인공호흡기 잠깐 뗄까? 명도 떼지는 수가 있어"라는 게시물을 작성했다.

또 사망한 환자를 두고 "두달치 인계 받았는데 2시간 만에 하늘로 보내버렸당"이라며 익살스러운 이모티콘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환자의 개인정보인 '처방 내역' 등을 공개하며 업무 부담을 토로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도덕성과 직업 윤리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간호사의 경우 '나이팅게일' 선서, 간호사 윤리 강령 등에 생명에 대한 헌신과 환자의 비밀 보장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법률상 문제로도 비화할 여지가 있다. A씨가 운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 블로그 글에는 'what's in my bag(유명 인사가 가방 속에 소지한 물품들을 소개하는 행위)'이라며 호흡기 질환에 쓰이는 의약품을 외부로 반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A씨는 의약품을 '굿즈로 지인에게 주었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상 의약품을 외부로 반출해 '유통'하는 행위는 불법에 해당한다. 또 병원의 사유 재산을 동의 없이 반출했다는 점에서 절도죄가 성립될 수 있다. 여기서는 '고의성'이 혐의 입증에 중요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개인정보 유출 논란 역시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 19조(개인정보를 제공 받는 자의 이용, 제공 제한) 위반은 물론, 의료법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의료법 제19조에 따르면 의료 기관 종사자는 업무 중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환자의 개인정보'란 환자 진료 과정에서 처리되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연락처, 환자 등록 번호를 비롯해 환자의 건강 상태, 신체적 특징, 병력(가족력 포함) 등 진료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정보를 말한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처럼 문제가 확산되자 A씨는 블로그 글 일부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문제는 일부 의료인들의 이 같은 행위가 꾸준히 문제가 되고 있단 점이다. 지난 이태원 참사 당시에도 한 대학병원 응급실 간호사가 심정지로 환자들이 몰려오는 상황을 브이로그 영상으로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간호사 개인의 일탈이라는 반응과 의료계 전반의 풍토라는 지적이 양분되고 있다. 일부는 "저도 간호사지만 분노가 치민다", "ICU(중환자실) 힘든 것은 맞지만 그 와중에 사진 찍고 SNS 올리는 건 선 넘었다"라며 A씨의 행위를 지적했다. 일각에선 "저 간호사만 그렇겠냐", "기본이 안된 의료인들 면허 박탈하라"는 비판도 나왔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A씨가 소속된 것으로 지목되는 병원 측은 "아직까지 저희 병원이라고 확정할 수 없어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며 "간호사인지 아닌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병원이 개인의 표현에 대해 일일이 제약할 수는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개인의 도덕성의 문제"라며 병원과는 선을 그었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병원 측이 명확하게 사안을 파악해야 저희 측에서도 입장을 이야기할 수 있다"며 "만약 협회 등록 간호사와 관련됐더라도 협회는 회원 박탈 처분만 가능할 뿐 면허를 박탈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모든 의료인은 1년에 8시간 이상 보수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윤리 교육을 필수 과정으로 포함시키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한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해당 병원 의료진이 환자를 대상으로 학대에 가까운 행위를 자행하고 있음이 추가 폭로돼 논란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주경제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