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서비스형 인프라(IaaS)보다 더욱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분야에서 한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해외 진출과 산업 활성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한국이 제안한 SaaS 품질측정 기준안이 오는 2025년까지 국제표준화기구·국제전기기술위원회(ISO/IEC) 차원에서 진행되는 국제 기술규격 제정 과제로 채택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일 우리나라가 SaaS 성능, 호환성, 사용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제안한 SaaS 품질측정(안)이 ISO/IEC의 '국제 기술규격' 제정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로 최종 채택됐다고 11일 밝혔다. 국제 기술규격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거나 아직 관련 표준이 개발 중인 분야에서 시장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국제표준'보다 간소화한 절차로 만들어진다.
이번 신규 프로젝트는 정보기술 분야 국제표준화를 위해 운영되는 ISO/IEC 합동기술위원회(JTC 1) 산하 소프트웨어 및 시스템엔지니어링(SC7) 소프트웨어 품질분야 작업반(WG6)이 오는 2025년 말까지 수행한다. 김현정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팀장이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다.
IT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전 세계 SaaS 시장 규모는 올해 1671억 달러(약 218조원)에 달하고 내년엔 1952억 달러(255조원)로 커진다. 급성장하는 SaaS 시장 선점을 위해 네이버나 카카오가 클라우드 사업 자회사를 통해 기업용 협업, 비즈니스 솔루션 SaaS 분야 입지 확대에 나섰다. 일부 숙박·여행 앱, 데이팅 앱, 배달·유통 앱 운영사는 자체 개발한 업종별 솔루션을 SaaS로 개발 중이다. 중견 소프트웨어 기업인 한글과컴퓨터, 티맥스나 국내 최대 IT서비스 기업인 삼성SDS도 미래 성장 엔진 구축 방안 일환으로 SaaS 분야 신사업에 베팅했다.
SaaS 품질 측정항목이 ISO/IEC에 국제 기술규격과 국제표준으로 채택되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경우, SaaS 개발 기업에는 품질 목표로 제시될 수 있고 이용자에겐 적절한 서비스 선택을 위한 기준으로 쓰일 수 있다. 향후 한국이 제안한 SaaS 품질 측정항목이 국제 기술규격으로 제정되면 국내외에서 공통 기준으로 품질 평가가 가능해진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이 SaaS 사업화를 통한 해외진출 시 이 기준을 준용하는 여러 국가, 지역 시장에 접근하는 어려움을 덜 수 있다. 국제 수준의 SaaS 제공에 따른 품질 향상과 이용자 편의 증진,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우리나라의 제안이 ISO/IEC 국제 기술규격 제정을 위한 신규 프로젝트로 최종 채택됨에 따라, 우리가 SaaS에 대한 국제 품질 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우수한 품질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육성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