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4%를 소폭 웃도는 것으로 전월(10월)과는 같다.
CPI의 선행지표로 불리는 PPI 상승률은 세계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지난해 10월 1996년 이후 25년 만에 최고치인 13.5%까지 치솟은 이후 13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PPI는 원자재·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이 반영된 지표로 제조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선행 지표 중 하나다. PPI가 하락하면 통상 소비자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해석된다.
둥리쥐안(董莉娟) 중국 국가통계국 고급통계사는 "11월 석탄, 석유, 비철금속 등 일부 업계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PPI가 전월 대비 올랐으나, 전년 동기 대비 높은 기저효과로 하락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악재도 겹쳤다. 중국 각 지역의 많은 공장은 코로나19 방역으로 물류와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관련 상품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 11월 건축자재 및 비금속류 가격은 전년대비 6.5% 하락했다.
또 글로벌 수요가 약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일 발표된 달러 기준 11월 수출 증가율이 코로나19 발발 초기였던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내 제로코로나 정책이 완화되고 있지만 (지역 간) 이동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중국이 험난한 재개 과정을 거치면서 향후 몇 달 동안은 수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가운데 돼지고기 가격은 34.4%나 급등하며 식품 가격은 3.7%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뺀 핵심 CPI는 전년 대비 0.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경제 발목을 잡았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개 조항의 제로 코로나 완화책을 발표한 데 이어 7일 방역 당국은 10가지 추가 방역 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지역별 전원 유전자증폭(PCR) 검사 폐지 △지역 간 이동시 PCR 검사 및 건강코드 확인 폐지 △무증상자·경증 확진자·밀접 접촉자의 재택 격리 등 격리 방식 개선 △모든 약국 정상 운영 △노년층의 백신 접종 가속화 △방역 안전 보장 강화 등이다.
또 현재 중국 경제가 직면해 있는 대내외 어려움을 충분히 당국이 인식하고 있는 만큼 다음주 예정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다양한 부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오는 15일 내년 경제 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열릴 것이라면서 회의에서 부동산 부양에 보다 집중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