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이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의 공장으로 통하는 중국의 경제가 정상화하면서 원자재를 비롯한 각종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란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이 2023년 중반에 완전히 개방할 것이란 전제 하에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내년 중반까지 3.9%까지 하락했다가 연말에 5.7%로 튀어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중국의 리오프닝이 글로벌 원자재, 상품, 서비스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봤다. 블룸버그통신은 “2023년 어느 시점에 중국이 국경을 개방할 것이고 이는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살아나며 학생들은 다시 해외로 나가고 중국 관광객들이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중국 주택 시장이 회복하고 소비자들이 지출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9월 올해 중국의 석유 구매량이 1990년 이래 최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5대 교역국인 한국의 11월 대중국 수출액은 113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5.5%나 급감했다.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경제가 반등하면 석유, 상품 및 원자재 수입이 늘고, 항공 예약, 호텔 객실 및 해외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짚었다.
ING의 아이리스 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완전히 개방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높일 것”이라며 “더 많은 해외 여행, 더 많은 판매, 더 많은 생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은 치솟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일 10가지 방역 완화 지침을 발표하면서 제로 코로나 완화 관측에 힘을 실었다. 베이징, 광저우, 상하이 등은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방역 규제를 완화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주도하는 쑨춘란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최근 "국가의 전염병 예방과 통제가 새로운 상황을 맞았다"고 언급하는 등 중국 당국이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 리오프닝으로 전환할 것이란 기대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중국이 병상 부족 등 공중 보건 위기에 직면하면서 2023년 이후에나 완전한 개방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의 ICU(중환자실) 병상은 10만명당 4개 미만에 그친다.
1차 고비는 1월 춘제 기간이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달에 (중국의) 수많은 사람이 춘절을 보내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간다”며 “많은 사람이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반등하는 모습이다. 홍콩 항셍 중국 기업 지수는 11월에 29% 급등해 2003년 이후 최고의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중국의 리오프닝은 여타 국가의 GDP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최근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중국에 머물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확장적 신용 정책은 중국 수요 증가로 인해 상품 가격, 글로벌 생산 및 중국 외 지역의 GDP를 눈에 띄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