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유럽연합(EU)의 규제 예고에 발맞춰 의류업체에 재활용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가능할지 검토한다.
4일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부는 ‘생산자책임재활용(EPR)제’를 재검토하는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환경부의 연구용역 제안서에는 “폐의류와 폐섬유 등에 생산자책임재활용제를 새로 도입하는 것이 타당한지 검토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생산자책임재활용제 대상은 형광등·타이어 등 8개 제품군과 종이 팩·금속 캔·유리병·합성수지 포장재 등 4개 포장재 군이다.
환경부는 의류·섬유 생산책임재활용제 적용 검토 필요 이유로 EU의 새 규제안을 들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지속 가능하고 순환적인 섬유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EU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섬유제품은 ‘내구성 있고 수선과 재활용이 가능해야 하며 상당 부분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환경부 측은 이번 연구용역이 생산자책임재활용제의 의류 등 확대 적용에 대해 타당성이 있는지 기초조사만 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도 “생산자책임재활용제를 의류 등에도 적용하려는 명확한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재작년 폐의류 발생량은 약 8만2422톤(t)으로 하루 225톤(t)꼴이었다. 폐섬유 발생량은 2만7083톤(t)이다.
이는 다른 쓰레기와 분리배출 돼 당국이 파악한 양으로, 다른 쓰레기와 섞여 버려진 양은 포함되지 않았다.
실제 2020년 생활폐기물 중 종량제봉투 등에 담겨 혼합 배출된 폐섬유는 37만664톤(t)으로 추정됐다. 이 중 재활용된 양은 2만1433톤(t)으로 5.8%이다. 사업장에서 버려진 섬유는 6만6099톤(t)이었다.
비영리단체 '글로벌패션아젠다'(GF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옷과 신발 소비량은 2030년 1억200만톤(t)으로 2015년 6200만톤(t)의 1.6배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관련 폐기물은 2030년 1억4800만(톤)t으로 2015년 9200만톤(t)보다 62%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