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배우다. 2002년 영화 '색즉시공'으로 데뷔해 영화 '시실리 2㎞'(2004) '연애술사'(2005) '내 여자의 남자친구'(2007) '무법자'(2009) '내가 살인범이다'(2012) '플랜맨'(2014) '광대들: 풍문조작단'(2019) '자산어보'(2021) '야차'(2022), 드라마 '하늘만큼 땅만큼'(2007) '선덕여왕'(2009) '이웃집 웬수'(2010) '당신이 잠든 사이'(2011) '백년의 유산'(2013) '두 번째 스무살'(2015) '돌아와요 아저씨(2016)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2016) 'SKY 캐슬'(2018) '닥터 프리즈너'(2018) '쌍갑포차'(2020) '꽃 피면 달 생각하고'(2021) 등 오랜 시간 셀 수 없이 많은 작품에서 활약하며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선한 역할부터 악역에 이르기까지 장르 불문, 역할 불문 폭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해왔고 묵직하게 극의 중심을 잡아주었다. 배우 최원영의 이야기다.
최근 종영한 MBC '금수저'(극본 윤은경·연출 송현욱) 역시 마찬가지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이승천'(육성재 분)이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황태용'(이종원 분)과 운명을 바꾼다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에서 최원영은 '황태용'의 아버지이자 대한민국 대표 재벌 '황현도' 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휘했다. 만인에게 존경받는 기업가지만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괴물 같은 속내를 가진 캐릭터다.
"'황현도'는 찬찬히 뜯어보았을 때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말미 '반전의 키 플레이어'로 제 역할을 해내면서 매력이 빛을 발하게 되죠. 가장 처음 '금수저'를 사용해 재벌이 된 그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세계관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해요."
'황현도' 역은 '반전'의 카드를 쥔 '키 플레이어'였다. 드라마 말미 '황현도'의 정체가 드러나고 그와 관련된 비밀이 풀리며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그러나 배우에게 '황현도'는 쉽지 않은 배역이었다. 극 초반은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드라마의 구조를 풀어내는 데 공을 들였고 극 중반에는 '이승천' '황태용'의 갈등에 시간을 할애해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에게 '황현도'라는 인물을 설명하고 이해시킬 만한 시간이 부족했다. 시청자들은 최원영의 '연기'를 보며 서브 텍스트를 읽어내야 했고 그에게 많은 걸 기대야 했다.
"쉽지 않았습니다. 어려웠어요. 전형적인 듯하면서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잖아요? 세계관을 넓혀가며 대비되는 가족들을 보여줘야 했고 '황현도'의 비밀을 끌고 가야 했어요. '황현도'로서는 서사나 구조에 있어서 거친 면이 있죠. 친절하게 정리가 안 되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작가님께서 (캐릭터를) 확장하든 축소하든 저는 그걸 잘 표현해야 하는 책임이 있어요. 고민을 많이 해왔고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었죠."
'황현도'는 그야말로 '금수저'의 상징이자 메시지다. 16부작 동안 그려진 '황현도'의 흥망성쇠는 드라마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재벌이 되기 위해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고 그의 모든 걸 차지했지만, 결국 사랑하는 모든 걸 잃게 되는 비극을 겪는다.
"드라마틱한 '황현도'의 인생 굴곡이 단적으로 제공되죠. 그 안에서 보면 캐릭터를 밀도 있게 만드는 건 제 몫이었어요. 대본이 가이드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배우에게도 창작 욕구라는 게 있으니까요. '황현도'가 겪는 극적인 상황들을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게 연기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여겼어요. (연기적으로) 걷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황현도'가 겪는 사건만으로도) 그 자체가 충격이잖아요? 그 상황 자체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그게 잘 맞아떨어지는 순간 감정은 더욱 극대화될 거로 생각했어요."
'황현도'는 아내인 '미연'이 죽고 얼마 되지 않아 재벌가의 딸 '서영신'(손여은 분)과 결혼한다. 그의 동생인 '서준태'(장률 분)를 탐탁지 않게 여기지만 그의 야망만큼은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이승천'이 금수저를 써서 '황태용'이 되고 그의 재능과 야망을 알아본 '황현도'는 '서준태'를 밀어내고 '황태용'을 후계자로 삼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서준태'는 끔찍한 사건을 겪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비극적인 것은 '서준태'가 금수저를 쓰고 '황현도'가 된 '권요한'과 '서영신'의 아들이었다는 것이다. '황현도'는 자기 손으로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아내에 의해 서서히 죽어가는 결말을 맞이한다.
"'돈을 좇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것 같아요. 부당하게 욕망을 실현하면서 파멸을 맞이하는 결말을 보여준 거죠. 드라마 결말에 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생각의 여지를 잘 두지 않아요. 받아들여지는 해석에 관해서는 작가님의 타당한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다만 연기하는 입장으로는 계속해서 몰아치고, 쉴 새 없이 감정이 터져 나오면서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동료들이 제 몫을 잘해주었기 때문에 순간순간 집중해서 잘 찍을 수 있었어요."
그는 '이승천' 역을 맡은 육성재, '황태용' 역을 연기한 이종원에 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육)성재는 '쌍갑포차'에 이어 '금수저'까지 두 번째로 만나는 거예요. 오랜만에 다시 만났는데 (연기력이) 훨씬 더 깊어졌더라고요. 올곧이 상대를 다 받아내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 걸까요? (연기적인) 힘도 더 좋아졌더라고요. 상대가 누구든 디펜스를 참 잘하는 거 같아요. 어느 누가 와도 흡수해서 다 받아내는 거예요. 또 (이)종원씨는 액션이 참 좋은 배우예요. 초반에는 '(연기 톤이) 너무 센 거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그게 본인이 참 치열하게 고민해서 내놓은 결과물이었더라고요. 그걸 끝까지 끌고 가기도 하고 힘도 좋은데 치열하기까지 해서 눈길이 가요."
최원영은 '금수저'와 비슷한 시기 방송한 tvN 드라마 '슈룹'을 통해서도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슈룹'은 자식들을 위해 기품 따윈 버리고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그는 극 중 '화령'(김혜수 분)의 남편이자 대비(김해숙 분)의 자랑스러운 아들 왕 '이호'를 연기했다. 나라의 태평성대를 연 시대의 애민 군주. 후궁의 아들로 왕이 되어 정통성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지만 그만큼 애쓰고 더 노력하는 성군이다.
"'이호'도 쉽지 않은 캐릭터예요. 태평성대를 여는 어진 임금이지만 콤플렉스 덩어리라고 볼 수 있죠. 한 나라의 왕이자 남편, 아들, 아버지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고립된 상황과 각 캐릭터와의 관계 등을 보면 참 위태롭게 느껴져요. 아슬아슬한 감정선이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한 단락씩이라도 그를 표현할 수 있는 대목들이 있어요. 예컨대 '대신들 사이에서 어떻게든 용상 머리를 꼭 쥐고 있는 이호'라는 지문을 보고 그의 감정을 단박에 읽을 수 있었죠. 그의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잘 담겨있다고 봐요."
그는 '금수저'에 이어 '슈룹'까지 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관해 "정말 다행"이라며 환히 웃었다. "배우로서도, 시청자로서도 즐겁다"고 말한 그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내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터뷰 현장에서는 업계 관계자들과 후배 배우들 사이에서 돌았던 '최원영 미담'이 쏟아져나왔다. 그는 관계자들과 후배들의 '감동 일화'를 전해 들으며 "좋게 표현해준 것 같다"고 멋쩍은 듯 웃어 보였다.
"사회 구성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는 거죠. 제가 뭘 대단한 걸 하는 건 아니에요. 후배들에게도 현장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사소한 점들을 알려주려고 해요.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 장면이나 차림새 같은 아주 작고 사소한 거예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평가를 해주다니. 민망하고 고마울 따름이네요."
지난 2014년 2월 배우 심이영과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을 둔 최원영. 그는 두 아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작품 선택도 고심하게 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예전에는 제가 잘 쓰일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얼마든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제가 작품을 가릴 수 없는 처지였어요. 하지만 아이가 커가고 아빠의 연기, 작품을 보게 되니까 이왕이면 남을 해하거나 잔혹한 역할은 꺼리게 되죠. 저 스스로도, 연기자로서도 좋은 방향으로 가고 싶어져요."
최근 종영한 MBC '금수저'(극본 윤은경·연출 송현욱) 역시 마찬가지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이승천'(육성재 분)이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황태용'(이종원 분)과 운명을 바꾼다는 내용을 담은 이 작품에서 최원영은 '황태용'의 아버지이자 대한민국 대표 재벌 '황현도' 역을 맡아 존재감을 발휘했다. 만인에게 존경받는 기업가지만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는 괴물 같은 속내를 가진 캐릭터다.
"'황현도'는 찬찬히 뜯어보았을 때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드라마 말미 '반전의 키 플레이어'로 제 역할을 해내면서 매력이 빛을 발하게 되죠. 가장 처음 '금수저'를 사용해 재벌이 된 그의 이야기가 드라마의 세계관을 만들어간다고 생각해요."
"쉽지 않았습니다. 어려웠어요. 전형적인 듯하면서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잖아요? 세계관을 넓혀가며 대비되는 가족들을 보여줘야 했고 '황현도'의 비밀을 끌고 가야 했어요. '황현도'로서는 서사나 구조에 있어서 거친 면이 있죠. 친절하게 정리가 안 되어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작가님께서 (캐릭터를) 확장하든 축소하든 저는 그걸 잘 표현해야 하는 책임이 있어요. 고민을 많이 해왔고 캐릭터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었죠."
'황현도'는 그야말로 '금수저'의 상징이자 메시지다. 16부작 동안 그려진 '황현도'의 흥망성쇠는 드라마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었다. 재벌이 되기 위해 친구를 죽음으로 내몰고 그의 모든 걸 차지했지만, 결국 사랑하는 모든 걸 잃게 되는 비극을 겪는다.
"드라마틱한 '황현도'의 인생 굴곡이 단적으로 제공되죠. 그 안에서 보면 캐릭터를 밀도 있게 만드는 건 제 몫이었어요. 대본이 가이드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배우에게도 창작 욕구라는 게 있으니까요. '황현도'가 겪는 극적인 상황들을 지나치게 드라마틱하게 연기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여겼어요. (연기적으로) 걷어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황현도'가 겪는 사건만으로도) 그 자체가 충격이잖아요? 그 상황 자체를 보여주려고 노력했죠. 그게 잘 맞아떨어지는 순간 감정은 더욱 극대화될 거로 생각했어요."
"'돈을 좇지 말라'는 의미를 담은 것 같아요. 부당하게 욕망을 실현하면서 파멸을 맞이하는 결말을 보여준 거죠. 드라마 결말에 관해서는 이렇다, 저렇다 생각의 여지를 잘 두지 않아요. 받아들여지는 해석에 관해서는 작가님의 타당한 이유가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다만 연기하는 입장으로는 계속해서 몰아치고, 쉴 새 없이 감정이 터져 나오면서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동료들이 제 몫을 잘해주었기 때문에 순간순간 집중해서 잘 찍을 수 있었어요."
그는 '이승천' 역을 맡은 육성재, '황태용' 역을 연기한 이종원에 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육)성재는 '쌍갑포차'에 이어 '금수저'까지 두 번째로 만나는 거예요. 오랜만에 다시 만났는데 (연기력이) 훨씬 더 깊어졌더라고요. 올곧이 상대를 다 받아내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 걸까요? (연기적인) 힘도 더 좋아졌더라고요. 상대가 누구든 디펜스를 참 잘하는 거 같아요. 어느 누가 와도 흡수해서 다 받아내는 거예요. 또 (이)종원씨는 액션이 참 좋은 배우예요. 초반에는 '(연기 톤이) 너무 센 거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그게 본인이 참 치열하게 고민해서 내놓은 결과물이었더라고요. 그걸 끝까지 끌고 가기도 하고 힘도 좋은데 치열하기까지 해서 눈길이 가요."
"'이호'도 쉽지 않은 캐릭터예요. 태평성대를 여는 어진 임금이지만 콤플렉스 덩어리라고 볼 수 있죠. 한 나라의 왕이자 남편, 아들, 아버지로서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고립된 상황과 각 캐릭터와의 관계 등을 보면 참 위태롭게 느껴져요. 아슬아슬한 감정선이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한 단락씩이라도 그를 표현할 수 있는 대목들이 있어요. 예컨대 '대신들 사이에서 어떻게든 용상 머리를 꼭 쥐고 있는 이호'라는 지문을 보고 그의 감정을 단박에 읽을 수 있었죠. 그의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잘 담겨있다고 봐요."
그는 '금수저'에 이어 '슈룹'까지 시청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관해 "정말 다행"이라며 환히 웃었다. "배우로서도, 시청자로서도 즐겁다"고 말한 그는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내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터뷰 현장에서는 업계 관계자들과 후배 배우들 사이에서 돌았던 '최원영 미담'이 쏟아져나왔다. 그는 관계자들과 후배들의 '감동 일화'를 전해 들으며 "좋게 표현해준 것 같다"고 멋쩍은 듯 웃어 보였다.
지난 2014년 2월 배우 심이영과 결혼해 슬하에 두 딸을 둔 최원영. 그는 두 아이가 나이를 먹을수록 작품 선택도 고심하게 된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예전에는 제가 잘 쓰일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얼마든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제가 작품을 가릴 수 없는 처지였어요. 하지만 아이가 커가고 아빠의 연기, 작품을 보게 되니까 이왕이면 남을 해하거나 잔혹한 역할은 꺼리게 되죠. 저 스스로도, 연기자로서도 좋은 방향으로 가고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