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실종" 바이오 IPO 한파에···투자 혹한기 길어지나

2022-11-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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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따상(더블 상한가)은 실종됐다.”
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에 냉기가 가득 찼다. 혹독한 증시 한파에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으면서 기업 가치 평가 역시 낮아졌다. 공모가를 대폭 낮춰 증시에 입성하거나 아예 IPO 진입을 철회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이유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샤페론, 노을, 보로노이, 루닛, 에이프릴바이오 등 올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은 8곳으로 지난해 16곳이 상장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기업 가치와 공모가의 괴리로 상장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바이오인프라는 지난 21일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 받으면서 상장 일정을 취소했다. 바이오인프라는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 주관사의 동의 아래 잔여 공모 일정을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보령의 자회사 보령바이오파마와 동국제약의 자회사 동국생명과학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연내 상장 계획을 내년으로 미뤘다.  

바이오 업체들의 공모 실적도 기대 이하다. 인벤티지랩은 수요예측에서 14.4 대 1의 저조한 경쟁률로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보다 36.8% 낮췄고, 디티앤씨알오 역시 공모가를 원하던 가격보다 32% 낮춰 확정했다. 보로노이 역시 수요예측 실패로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가 몸값을 절반으로 낮춰서야 간신히 증시에 입성했다. 최근 바이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희망가 내로 기업가치를 인정받긴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 후 따상은 커녕 주가 하락으로 불안한 모습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상장한 보로노이는 공모가(4만원)보다 10% 낮은 3만6000원으로 시초가가 결정된 바 있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25.5% 하락한 셈이다. 이달 22일 증시에 입성한 인벤티지랩 역시 상장 첫날 호가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밀리기도 했다. 이후 다시 상승해 1만4950원에 장을 마감해 공모가보단 높은 수준에 거래됐다. 

바이오사가 잇단 IPO 흥행 실패로 벤처캐피털(VC) 투자가 막히면 향후 연구·개발(R&D) 원동력을 잃을 수 있단 우려에 힘이 실린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산업은 신약 R&D, 임상시험 등에 대규모 자금을 오랜 시간 투자해야 하는 특징이 있는데 VC 투자가 줄어들면서 자금난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IPO는 VC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법인데 상장 문턱이 높아지면서 시장 투자 자체가 메마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바이오·의료 업종에 대한 VC 투자가 크게 감소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에 따르면 3분기 국내 VC의 바이오·의료 업종 신규 투자금은 202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전체 투자금에서 바이오·의료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도 18%에서 15%로 줄었다. 

업계에선 바이오 분야의 대어급 종목으로 꼽히는 바이오노트와 지아이이노베이션이 부진한 흐름을 끊고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바이오노트는 3분기 실적을 반영한 정정신고서를 이달 16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고, 연내 상장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당초 올 하반기 상장을 계획했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됐다. 회사는 기술특례상장 조건도 충족하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내에는 상장 계획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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