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11번가가 실적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적투자자와 약속한 상장 시점이 내년 9월로 다가온 만큼 11번가로선 내년 하반기까지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해졌다.
23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내년 상장 계획이 불분명해졌다. 영업 적자 폭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상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SK스퀘어는 종속회사인 11번가가 지난 3분기 영업손실 36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2.6%나 적자가 늘었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1071억원이다. 작년 같은 기간(-653억원)보다 약 413억원 확대된 수치다. 분기별로는 2020년 3분기 14억원 이익을 낸 후 8분기째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11번가 측은 예정된 투자로 인해 발생한 적자이며 상장 진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11번가 관계자는 "사실상 상장 준비에 문제가 없다"며 "주관사를 선정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1번가는 IPO 추진을 위한 대표 주관사에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한 바 있다.
11번가로서는 내년 상장이 시급하다.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하며 국민연금,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H&Q코리아 등에서 5000억원을 투자 유치하면서 5년 내 IPO를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 기한이 내년 9월 말이다. 기한 내에 상장하지 못하면 8% 수익을 붙여 투자금을 반환해야 한다.
문제는 증시 불황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다. 11번가는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 2조7000억원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현재 기업가치는 1조원 남짓이라는 게 증권가의 예측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아마존스토어 라이브 커머스 등 새로운 시도를 위한 투자가 이어지며 당기순손실이 있었지만 사업 자체가 부진한 것은 아니다"며 "아마존 관련 현재 상품 수는 수천만 개로 확장됐고 최근 해외직구 거래액도 초기보다 3배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